[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과 취임 이후 첫 회기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정책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회기에 직접 참석한 오 시장은 여당 의원들 비판에 '대화와 협력, 견제와 균형'을 언급하며 원칙론을 폈다.
서울시의회는 19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제300회기 기념 행사와 임시회를 연이어 진행했다. 오 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8일 첫 외부일정으로 인사차 시의회를 방문했지만, 시의회 공식일정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종의 '시의회 데뷔전'인 셈이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개회사부터 오 시장의 방역관과 복지관 모두에 우려를 표하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코로나로 고통 겪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아파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누가 다르겠느냐"면서도 "새 거리두기 방식이 혹시라도 안일한 인식을 심어 사태가 역주행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의회가 어떤 방안이 진정한 상생 방역이 될지 함께 고민을 거듭하겠다"며 "지난 1년 동안 성공적인 경험으로 볼 때 빈틈없는 방역과 집중적인 백신 접종이라는 투트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백신 접종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앙정부가 백신 수급 불확실성 줄여가는 사이 지자체에서 물량부터 접종 방식과 사후 관리까지 다시 한번 점검하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이 구상한 안심소득도 경청하지만, 고민 끝에 기본소득이 있다면 올해 지원도 수혜 대상 넓히는 방안으로 고민하길 제안한다"며 "지난 10년은 보편적 복지 기틀을 닦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치원 무상급식은 당연히 빠질 수 없는 과정"이라면서 "비용 문제로 아이 낳기가 두려운 저출산 시대에 미래 위해서라도 공공 연대를 더 확장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와 집행부가 부부와 같다고 생각한다"면서 "의견 충돌과 이견이 있을수도 있지만 대화와 협력, 견제와 균형이라는 이름으로 시민 삶을 위한 정책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앞서 오 시장은 취임 이전의 서울시 및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며 업종별 맞춤형 방역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거리두기 정책을 들고 나왔다. 조희연 교육감이 지난 2월부터 제안한 유치원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별달리 화답하지 않는 상황이다.
시의회는 서울시와 협조 체제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보궐선거 당일 직전 발의된 내곡동 땅 행정사무조사 안건의 상정을 미루고 이날 시정질문도 하지 않았다.
임시회가 끝난 뒤 오 시장과 김 의장은 시의회 내빈대기실에서 ‘지방자치 구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방자치법 조례 개정, 오는 7월 본격 시행되는 자치경찰제 준비 등에 협력하는 취지로 시의회가 제안한 행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9일 오후 서울시의회 내빈대기실에서 '지방자치 구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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