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대선 주자로 나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모병제와 여성 징병제가 안보상황과 국민 공감대 형성 측면에서 시기상조이기는 하지만 우리 군이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백승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모병제 도입은 결국 타이밍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야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을 징병 대상에 포함하거나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과거 국방부 차관 시절 검토한 적이 있다. 다만 그 판단 기준을 잘 설정해야 한다"며 "헌법이나 기존의 법률, 사회 통념에 있어 국민적 논의를 시작해도 될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여성 장교들이 1만명을 넘어섰고 현대전에 있어서는 여성과 남성의 능력 발휘가 공통으로 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사회적으로 남성의 징병대상이 줄고 있고 현대전이 과학전으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고려한다면 여성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 교수는 최근 모병제·여성 징병제가 젠더 이슈로 작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군 의무 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취직 이전에 혜택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면 제도적으로 경력을 인정해줘서 취직 이후에 승진이나 호봉에 반영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9년 모병제 전환 논의에 대해 "아직은 현실적으로 모병제 실시를 할 만한 형편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모병제는 앞으로 시행해나가야 할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20일 "여성징병제, 모병제, 남녀평등복무제 등이 지금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데 이런 모든 병역제도를 포괄하는 개편은 안보상황을 기초로 해야 된다"면서 "군사적 효용성이라든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사회적 합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안보상황을 고려한 군사적 호용성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은 "군복무기간 가산 문제, 여성 징병을 포함한 병역제도 개편 여부와 군복무 이행자에 대한 우대 문제는 단순히 세대간, 남녀간 차별이나 갈등의 문제, 또는 젠더의 문제로 바라보고 성급히 해결할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국방부와 병무청에서는 인구 감소에 따라 군 구조 개편을 포함한 국방개혁 2.0을 추진하고 있고 나아가 (국방비전) 2050을 마련 중에 있다"며 "현재 제기되고 있는 병역제도 관련 문제들을 보다 심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논의 자체가 젠더 이슈로 바라본만큼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현재 군 복무 기간을 최소로 단축시키고 임금은 최대로 늘리고, 사회 단절을 최소로 줄일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게 훨씬 더 시급하고 현실 가능한 방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육군훈련소 새해 첫 입영 행사가 7일 오후 충남 논산훈련소 입소대대에서 열려 입영 장병들이 마스크를 쓰고 경례하고 있다. 이날 훈련소는 추위에 장병들이 감기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나누어 주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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