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최근 국내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면서 항공사 간 국내선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난을 겪는 일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초저가 항공권을 앞다투어 내놓으면 대형항공사(FSC)까지 특가 경쟁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당장 탑승객 유치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8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시민들이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최근 늘어난 여행 수요에 맞춰 국내선 공급을 확대하고 고객 유치를 위한 특가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파격적인 항공권 가격을 내놓은 항공사는 신생 LCC 에어로케이다. 지난 15일 첫 취항에 나선 에어로케이는 평일 기준 청주-제주 편도 항공권을 2700원(유류 할증료·세금 등 포함시 8900원)부터 판매했다. 에어로케이는 매일 청주~제주 노선을 하루 세 차례 왕복 운항한다.
앞서
티웨이항공(091810)도 같은 노선 항공권을 3900원(세금, 유류할증료 포함 시 1만100원)에 판매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편도 총액 기준으로 김포-제주 1만4900원, 김포~부산 1만5100원의 특가 행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089590)도 생존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제주항공은 오는 6월1일~8월31일까지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기준 9900원부터 판매하는 초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4월 첫 주말인 4~5일 이틀 연속 제주 노선에 역대 최대 수준인 하루 101편을 투입했다.
진에어(272450)는 이달 초 왕복 총액 운임 기준 국내선 1만원대 항공권을 판매했다. 에어부산의 경우는 지난달 말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최저 8200원에 구매가 가능했다.
이같은 LCC 업체간 저가 공세에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전 노선을 대상으로 특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판매하는 항공권 특가 운임은 편도 총액 기준 김포~제주 2만5200원을 비롯해 여수~제주 2만200원 등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억눌린 여행 수요가 국내선으로 모이면서 항공사 간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선 여객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의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7166편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2019년 3월) 1만6042편보다 많았다. 전체 여객 수도 260만8000명으로 같은 기간 257만3000명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국제선 운항 정상화 지연에 따른 여객 수요 증가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항공사 대부분이 가격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황에 특히 LCC 업계의 매출 80% 이상이 국제선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선 수요로 손실을 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정비료, 보험료 등 고정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항공기를 띄우는 편이 탑승률 제고나 현금 확보 측면에서 훨씬 낫기 때문에 손해가 나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선 출혈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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