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충북 청주국제공항 거점 신생 저비용 항공사(LCC) 에어로케이의 주말 평균 국내선 탑승률이 약 14%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운항면허(AOC)를 받은지 2년여 만에 정기편 운항에 나서며 2700원대 제주행 편도 항공권을 제시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존 LCC 수준의 수익성을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로케이 항공기. 사진/에어로케이
5일 <뉴스토마토>가 에어로케이 취항 후 지난 3주간 청주국제공항의 청주-제주 노선의 탑승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에어로케이 노선의 주말 평균 탑승률(L/F)은 13.8%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탑승률(90.4%), 티웨이항공의 탑승률(89.8%)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치다.
에어로케이는 지난 2019년 3월 국제·국내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을 발급받은 뒤 2년여 만인 지난 15일 정기노선 취항을 시작했다. 취항 후 첫 주말인 4월 셋째주 16~18일(금~일)의 탑승률은 각각 4%, 6%, 16%에 그쳤다. 4월 넷째주 주말 23일(금) 탑승률은 11%에서 24일(18%), 25일(24%)로 소폭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30일~지난 2일까지 에어로케이 노선 탑승률은 14%, 16%, 15%로 다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 탑승률이 각각 96%, 89%, 97%, 티웨이항공 탑승률이 87%, 87%, 94%에 달한 것과 비교했을 때도 약 70% 이상 차이가 난다. 국내선 노선 수요 증가에도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 수요가 기존 LCC로 몰린 것이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홍보가 잘 안된 영향이 가장 크고 소비자들이 포털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습관 등에 따라 탑승률이 저조하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직접판매(디렉트 세일즈) 비중을 높여 장기적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로케이는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돼 저렴한 운임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직원들은 순환 휴직, 임금 삭감 등으로 비상 경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에어로케이의 청주-제주 노선에는 지난해 2월 도입한 에어버스 A320 항공기(180석 규모)가 투입된다. 해당 노선은 1호기는 오전 7시30분을 시작으로 낮 12시, 오후 7시, 제주 출발은 오전 10시5분, 오후 2시5분, 오후 9시 등 하루 왕복 3회를 운항한다.
에어로케이는 자본금 480억원을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별도의 투자자 유치와 1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계획하는 등 재무 상황 안정을 위해 자본금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는 7일 에어로케이의 청주-제주 노선 항공권 가격은 2만원이다. 같은날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청주-제주 노선 항공권 최저가는 각각 2만9100원, 2만4100원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선 여행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LCC 업체간 출혈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에 앞서 에어로케이는 평일 기준 청주-제주 편도 항공권을 2700원(유류 할증료·세금 등 포함시 8900원)부터 판매하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은 같은 노선 항공권을 3900원(유류 할증료·세금 등 포함 1만100원)에 판매했다. 에어로케이는 공식 취항을 기념해 오는 6월 30일까지 초특가 할인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황 회복이 당분간 요원한 만큼 출혈 경쟁이라기 보다는 자구 노력 차원에서의 가격 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항공편을 띄우는 것이 손해가 나도 탑승률 제고나 현금 확보 측면에서 훨씬 낫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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