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능력 확대 방안 중 하나로 인수합병(M&A)을 거론하면서 그 후보군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로선 매그나칩반도체에서 분사한 키파운드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3일 8인치(200mm)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기존보다 2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국내 설비증설, 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것은 최근 전 세계 산업계로 확산되는 반도체 수급 불안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국내 팹리스(설계 전문)들의 개발·양산과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박 부회장이 직접 M&A 계획을 언급한 것은 조만간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의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SK텔레콤의 SK하이닉스 인수를 이끌었고 2017년에는 일본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 인수 계약에도 관여한 바 있다.
관건은 어떤 기업을 인수하느냐다. 우선 업계에서는 키파운드리를 M&A 후보군으로 꼽는다. 키파운드리는 지난해 9월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분사해 출범한 업체다. 청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면 월 평균 약 9만장의 8인치 웨이퍼 생산능력과 170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주로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제조한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모펀드를 통해 키파운드리에 간접투자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국내 팹리스와 협력으로 가는 매개체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8인치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 DB하이텍과 네덜란드 NXP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대만에는 10여개의 파운드리 업체가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운영 중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청주 M8 공장의 설비를 중국 우시 공장으로 옮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팹리스 시장이 큰 만큼 본격적으로 중국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에서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앞다퉈 늘리고 있다"며 "한국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M&A, 증설 등의 보다 더 공격적인 투자를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단기간(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4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조원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투자자산을 합한 금액이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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