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에 밀려 아이폰13 디스플레이 계약을 따내지 못한 중국 BOE가 다시 애플의 문을 두드린다. BOE는 고품질이 요구되는 고급형 라인 대신 기본형과 미니로 우회하는 전략을 세웠다.
17일 중국 매체 피씨온라인 등 외신을 종합하면 BOE는 애플의 유기발광디이오드(OLED) 패널 승인 절차에 재도전한다.
이달 초 BOE가 애플의 품질 테스트 등 승인 절차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애플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애플은 아이폰13 프로라인에 고주사율을 제공하는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인데, BOE는 아직 관련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LTPO는 전력소모량이 기존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에 비해 낮아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에 적합한 기술로 통한다.
중국 BOE의 플렉시블 아몰레드. 사진/BOE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시리즈용 OLED 패널 공급이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는 애플의 올해 패널 수요 1억6900만대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1억1000만대, LG디스플레이가 5000만대를 공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BOE는 고급형 모델인 아이폰13 프로, 아이폰13 프로맥스 대신 기본형과 미니 모델을 공략하려는 모양새다. 외신은 "LTPO 기반의 OLED 패널은 주로 고급형 제품에 사용된다"며 "애플이 아이폰13 기본형과 미니의 패널 공급업체를 찾고 있는 만큼 BOE가 승인 절차를 통과하면 애플에 공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외신이 BOE가 애플 공급망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는 것은 이미 한번 애플의 높은 벽을 뚫었기 때문이다. BOE는 꾸준히 애플의 문을 두드린 끝에 지난해 말 승인을 받고 아이폰12의 일부 물량을 공급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에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빠르게 따라오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외신은 최근 BOE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아이폰13 전용 생산설비를 구매했다며 공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현지 업계는 BOE가 올해 OLED 패널 2000만대를 애플에 공급할 것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는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실패와 도전을 반복했다"며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애플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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