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앱'으로 사업 다각화 나선 위메프…전략 통할까
각 분야 '카테고리 킬러' 이미 포진…차별점 없으면 그룹 전체 타격 우려
2021-06-02 15:40:23 2021-06-02 15:41:42
사진/W여행컬처 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커머스업체 위메프가 최근 'W여행컬처' 등 잇달아 새로운 버티컬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이며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유상증자로 실탄 지원에도 나서는 모양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달 여행·공연 전문 앱인 'W여행컬처'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앱의 '여행레저' 탭에서는 제공되는 여행특가를 파악하고 숙박·항공권 등의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공연티켓' 탭에서는 인기 공연 순위, 공연 티켓 오픈 공지나 프로모션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위메프는 'W여행컬처'를 포함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W스타일', '맛신선', 'W홈즈' 등 버티컬 앱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패션·뷰티·식품·리빙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해 특수한 수요를 가진 소비층을 타깃으로 한 '버티컬' 전략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품목을 취급하는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구도 속에서 직접 경쟁보다는 전문성 확보라는 우회로를 택해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쇼핑몰 앱을 살펴보면 채식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식한끼', 여성 빅사이즈 의류에 초점을 맞춘 '육육걸즈', 인테리어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제시한 '오늘의집', 수산 커머스 플랫폼 '오늘회' 등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며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분야별로 이미 대표적인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들이 포진하고 있어 위메프만의 차별점이 없다면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여러 실험을 진행 중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분야별로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위메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해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에 유상증자를 통해 206억원을 투입했다. 자금이 가장 많이 투입된 곳은 △와이502(67억원) △위메프오(40억원) △유닛11(27억원) △어라운드닷(12억원) 순이다. 
 
위메프는 다수의 자회사를 설립하며 다양한 상품군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신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인으로 분리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위메프 실장급들이 주로 각 분야 수장을 맡았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자회사와의 내부 거래는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자회사 투자를 늘리면서 위메프의 자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27억원으로, 4615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약 58.25%가 감소했다. 이 때문에 적자 경영 속에서 향후 자회사가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그룹 전체 실적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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