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콘텐츠 이용료를 둘러싼
CJ ENM(035760)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사업자의 갈등이 지속되며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은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플랫폼 다양화로 콘텐츠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보이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최종 선택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7일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이용자 공지를 통해 오는 11일부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모바일tv'에서 tvN, 올리브, 엠넷 등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이 종료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회사는 "방송 제공을 위해 CJ ENM과 지속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다만 당사의 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휴사가 실시간 방송 공급을 중단할 수 있어 안내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강호성 CJ ENM 대표가 지난달 31일 열린 'CJ ENM 비전 스트림'에서 CJ ENM과 티빙의 성장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J ENM
'블랙아웃(채널 송출 중단)' 위험에 직면한 표면적 이유는 콘텐츠 사용료다. CJ ENM은 IPTV 업계에 사용료 25%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플랫폼 업계가 사실상 '갑'으로 콘텐츠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IPTV 업계가 부가서비스라며 제공 중인 OTT가 사실상 별도 플랫폼으로 기능함에도 IPTV에 연계해 OTT 콘텐츠 사용료를 사실상 '헐값'에 떠안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T(030200)의 OTT 서비스 '시즌' 역시 이러한 지적에 자유롭지 않아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 속 IPTV 업계는 CJ ENM이 전체 방송채널사업자(PP)에 제공되는 콘텐츠 사용료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콘텐츠·플랫폼 생태계를 독점하려 한다고 받아치고 있다.
이러한 갈등 이면에는 최근 플랫폼 다양화로 콘텐츠 가치가 올라간 현상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콘텐츠 한류와 더불어 국내에서 오리지널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의 위상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과거 IPTV·케이블TV 등 유료방송뿐 아니라 OTT라는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 시청자 선택을 받는 가운데 CJ ENM과 같은 대형 PP업체를 더 이상 '을'로 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소 유료방송 업체 관계자는 "플랫폼 다변화로 콘텐츠 가치가 올라가 과거와 같이 플랫폼과 콘텐츠가 갑을 관계에 있다는 설명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블랙아웃, 가격인상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IPTV·OTT 사업자들은 지상파 3사의 콘텐츠 공급 정책 변경으로 오는 18일부터 신규 주문형비디오(VOD) 프로그램 가격이 최대 1100원가량 인상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최근 OTT 이용자를 중심으로 보고 싶은 콘텐츠에 지갑을 열며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이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결국 이용자는 콘텐츠와 가격 사이를 저울질 하며 선택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심홍진 방송미디어연구본부 연구위원은 4월 보고서를 통해 "이용자가 OTT 플랫폼별 콘텐츠 제공 전략이나 가격정책에 따라 복수의 OTT 서비스를 병행하거나 여러 OTT 서비스를 자유롭게 갈아타는 다차원적 서비스 콘텐츠 이용행태가 출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유료방송업계 현안 간담회. 사진/배한님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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