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기존 건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로에너지 리모델링 사업을 꼽고 있지만 민간 건축물에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창작센터를 시작으로 공공 건축물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실질적인 건물 온실가스 감축 방안이 아닌 실험 단계에 불과하다. 서울시가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전환을 예정하고 있는 공공 건축물은 50여동으로 56만동의 건물이 있는 서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가 집계한 건물 에너지 감축기술 현황은 17가지에 달한다. 그러나 공공 건축물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전환 해도 정확한 건물 온실가스 감축량을 집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설비라 할지라도 이를 건물에 적용했을 경우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시는 예상하고 있다.
조명 대신 햇빛을 사용하는 자연채광 기술이나 실내·외 공기를 교환하는 자연환기 기술 등은 기후나 공기질의 상태에 따라 변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고효율 가전기기는 물론 옥상 녹화나 풍력 발전의 경우도 초기 설비 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관리가 힘들다는 점은 민간 건축물이 해결해야 하는 난제로 꼽힌다.
민간 건축물에 적용을 한다고 해도 예산 문제에서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빌딩 리모델링을 시작했지만 감축 효과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50년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건물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건 중요한 문제다. 이유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 부문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서울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4521만8000톤으로 배출량이 정점을 찍었던 2007년 5008만3000톤 이후 꾸준히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건물 온실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4.3%에서 68.9%로 늘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건물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은 다양하지만 이를 민간 건축물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등 각종 지원 방안 마련이 더 시급하다"며 "이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계획하고 있고 효과적인 방법을 공모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건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 민간 건축물에 적용하는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가 제로에너지빌딩 리모델링 1호 사업지로 선정한 남산창작센터.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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