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결국 극적 협상 타결은 없었다. LG유플러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U+모바일tv에서 tvN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없게 됐다. 계약이 만료되는 지난 11일까지 LG유플러스와 CJ ENM이 콘텐츠 사용료 인상률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까지 나서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를 확인하게 됐다.
U+모바일tv에서 CJ ENM 계열 10개 채널 실시간 방송 중단을 알리는 공지. 사진/U+모바일tv 앱 갈무리
CJ ENM은 12일 0시를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OTT 서비스 U+모바일tv에 자사 계열 송출을 중단했다. 대상 채널은 △tvN △tvN STORY △O tvN △XtvN △올리브 △채널 다이아 △중화TV △엠넷 △투니버스 △OGN으로 총 10개다. 주문형비디오(VOD)를 별도 결제하는 'TV다시보기' 서비스는 유지된다.
LG유플러스 "갑작스런 IPTV와 별도 계약 요구…2.7배 인상률 과도"
이 같은 송출 중단 사태는 양측이 실시간 방송 사용료를 합의하는 데 실패하며 발생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CJ ENM은 U+모바일tv의 콘텐츠 사용료를 전년 대비 2.7배 증가한 금액을 요구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사용료 인상 폭은 각각 9%, 24%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두 자릿수 인상안을 수차례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으나, CJ ENM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175% 인상 요구를 고집했다"며 "플랫폼-대형PP(콘텐츠제공사업자)간 통상적인 인상률이 10% 이내임을 감안하면 CJ ENM의 주장은 무리한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175%라는 인상률 산정의 근거를 알려주지 않고 있으며, 어떤 지표를 '사용료 산정 근거'로 삼을지에 대해 협의 없이 일방 변경했다고도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5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으나 CJ ENM은 2.7배 인상안 고수 및 콘텐츠 송출 중단 통보만 반복했다"고 했다.
CJ ENM "U+모바일tv는 명백한 OTT…별도 계약 당연"
CJ ENM은 지금까지 받지 못했던 콘텐츠 대가를 제대로 받으려는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양사는 지난 2020년까지 LG유플러스의 인터넷TV(IPTV)인 U+ tv와 OTT 서비스인 U+모바일tv의 실시간 채널 대가를 합산해 계산했다. CJ ENM은 OTT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별도로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CJ ENM은 앞서 "IPTV 측은 해당 서비스가 유료방송 플랫폼을 단순히 모바일 환경으로만 옮겨놓았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서비스는 명확한 'OTT 서비스'"라며 "올해부터는 사용자 확대에 따른 OTT 위상에 걸맞은 콘텐츠 제값받기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IPTV 계약과 분리된 별도의 재계약 협상을 요청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CJ ENM 관계자는 "지난 5월 중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해당 서비스는 OTT라는 유권해석을 내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CJ ENM은 콘텐츠 사용료 인상률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LG유플러스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CJ ENM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U+모바일tv 사용자 수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며 "LG유플러스가 U+모바일tv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는 5G 서비스 가입자 등으로 추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반영해 인상률을 요구한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양측 이견을 좁혀지지 않자 U+모바일tv는 지난 1일 애플리케이션(앱) 공지사항에서 CJ ENM 채널의 실시간 방송 중단 가능성을 안내하기도 했다.
방통위 "시청자 불편 발생…협상 과정에서 금지행위 여부 검토할 것"
방송통신위원회. 사진/배한님 기자
결국 정부까지 나서 양측 계약 과정을 들여다보게 됐다. 방송채널 대가 산정은 사업자 간 자율적 협의사항이지만, 실시간 방송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시청자 불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과기정통부와 협력해 CJ ENM 채널 공급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 사업자 간 협상 과정에서의 불공정행위 및 법령상 금지행위 해당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사는 아직 협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언제든 서비스 재개를 위해 만날 의향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창국 LG유플러스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은 "LG유플러스는 고객들의 시청권 확보 및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에 CJ ENM과도 끝까지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CJ ENM도 "양사 간 유의미하고 생산적인 새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