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원전 공동수주 기대감에 원전 업종이 대폭 상승한 데 이어, 국내 백신접종률이 큰 폭 오르자 면세·호텔 등 여행·레저 업종이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주도주를 찾지 못하고 순환매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도 다음 증시를 주도할 업종 찾기에 분주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035720)는 2.58% 상승한 15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4월 액면분할 이후 횡보하던 카카오 주가는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의 상장 소식에 이달 들어 급등하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이달에만 29.27% 상승하며, 국내 시가총액 3위 자리에 올랐다. 같은 기간
NAVER(035420)도 7.86% 상승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순환매 장세가 인터넷 플랫폼으로 옮겨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의 순환매가 특정 테마나 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인 만큼, 원자재와 완제품 가격 등 산업별 지표 대비 상승률이 저조한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지속적인 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가 성장률이 부진한 대표적 업종은 반도체와 배터리, 태양열 등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반도체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장밋빛 전망에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으로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에 따른 ‘슈퍼사이클’이 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반도체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작년 대비 성장률을 기존 19%보다 5%포인트 상향한 24%로 조정했다. 앞서 7%포인트를 상향한 데 이어 두 번째 조정이다.
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지난 2분기 계약시점인 5월 26.67% 급등했으며, 3분기가 시작되는 내달에도 3~8%대 상승이 예측된다. 낸드플래시 역시 지난달 8.57% 오른데 이어 3분기에도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D램과 낸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005930)의 주가는 올해 들어 1.23%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는 2.95%상승하며, 코스피(13.59%) 대비 낮은 성장률을 보였다.
2차전지와 태양광 산업 역시 글로벌 수요 확대 대비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경우 중국비교업체들 대비 주가와 밸류에이션 갭이 크다.
지난 4월 기준 배터리 셀 기업들의 글로벌 EV 배터리 장착량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장착량은 4868MWh로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위인 중국 CALT(3825MWh) 대비 27.26% 높다.
LG화학(051910)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부터 매번 CALT를 앞서고 있으나 주가 상승폭은 CALT 대비 부진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국의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1%로 중국 셀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19%) 대비 9%포인트 낮다. LG화학은 국내 셀 기업 중에서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LG화학의 주가는 2.18% 상승하는데 그쳤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2차전지 수요는 당분간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자동차 정보업체 EV볼륨즈에 따르면 지난 5월 EV 판매량은 40만7000대로 전년 대비 191% 상승할 적으로 예상되며, 지난 4월에는 244% 증가했다.
태양광의 경우 모듈 원재료인 고순도 폴리실리콘 가격이 1년 새 5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6월 kg당 6.19달러까지 하락했던 지난주 kg당 29.41달러까지 올랐다. 특히 2분기에만 가격이 83.01% 급등하는 등 폴리실리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태양광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을 제조하는
OCI(010060)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OCI 주가는 지난달 22일 세계 기후정상회의 직후 14만7000을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세로, 지후회의 직후인 23일부터 이날까지 18.88%나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상승장에 들어서기 앞서 실적이나 업종 모멘텀 대비 저평가된 종목들의 키맞추기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친환경 업종에 대한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Micro LED 개발라인에서 유리 배선검사기에 기판을 올려 검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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