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1분기 줄줄이 깜짝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사들이 지속 중인 유가상승세 속 2분기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유가하락이 두드러졌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만큼, 영업이익은 물론 매출액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010950)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00억원, 5330억원씩 증가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오일뱅크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평가다.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S-Oil이 2분기 각각 3590억원, 37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 모두 1분기 영업이익(5025억원, 6292억원)과 비교해선 개선폭이 줄었지만, 매출액 상승폭이 눈에 띈다.
양사 2분기 매출 전망치는 10조5485억원, 5조94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5%, 72.2%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보다 큰 폭의 흑자전환에도 불구, SK이노베이션은 16.4% 감소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S-Oil은 4%의 감소율을 보였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공통된 유가상승 환경 속 1분기와 엇갈린 매출 지표 역시 유가에 기인했다. 지난해 1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유가하락이 본격화 되기 이전으로, 유가가 두바이이유 기준 배럴당 50.8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 직격탄을 맞은 평균 유가는 30달러까지 하락했다.
올 1분기 평균 유가가 60달러까지 상승한 뒤 2분기 현재 67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벌어진 원유가와 제품가 격차에 우호적인 매출 지표를 거둘 것으로 풀이된다. 또 더딘 수요회복에 따른 각 사 생산시설 가동률도 영향을 끼쳤다.
당초 2분기 정유업계 실적전망은 우호적인 편은 아니었다. 1분기 유가상승에 4개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가 나란히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그 흐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큰 무게가 실리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는 2분기에도 지속적으로 상승, 배럴달 70달러선을 돌파한 상태다. 일각에선 연내 100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로빈슨타운십의 주유소에서 한 남성이 주유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정유업계 표정은 썩 밝지 않다. 정유사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여전히 연초와 유사한 1~2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정유사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 4~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한참을 하회한 수치다.
업계는 결국 관건은 수요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이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우호적 실적의 기반이 된 유가 상승이 수요 회복이 아닌 산유국 감산 등의 공급 제한에서 비롯된 만큼, 양질의 실적 개선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제마진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요소가 수요 회복인 만큼, 당장 2분기 수치적 선방 보다는 하반기 조심스럽게 전망되는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정유사의 실적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긴 하지만 유가 상승의 배경이 보다 중요한데, 최근과 같이 수요가 아닌 공급 이슈에 따른 상승은 마냥 반길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백신 접종 확대와 이에 따른 정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도출돼야 비로소 살아났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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