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여행업계의 한숨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여행 산업의 특성상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장기화 되면 여행 수요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방의 경우 아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며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주요 숙박 시설에선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인터파크투어 등 여행업체들은 여름 휴가 시즌을 맞아 다양한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숙박 시설은 전체 객실의 3분의2까지만 운영할 수 있게 돼 ‘울며 겨자 먹기’로 예약된 객실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시내 한 호텔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호캉스 상품을 내놓다 보니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수영장이나 조식 뷔페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면서 “거리두기 격상 기사들이 나오면서 지금은 오히려 했던 예약을 취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올해 여름 휴가철에는 여행객 수가 줄어들 수도 있을 전망이다.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775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주제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여름휴가를 간다’고 답한 직장인은 4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6.8%는 ‘여름휴가를 가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41.1%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응답을 내놓았다.
다만 강원도나 제주도, 부산 등 지방의 주요 관광지에선 아직까지 눈에 띄는 여행객 감소 현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수도권에 오후 6시 이후 사실상 통금 수준의 행정 조치가 시행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지방으로 떠나는 여행객 숫자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지방 주요 관광지 역시 거리두기 격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기준 비수도권 지역 발생 비중은 전체의 20%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이에 각 지자체들도 거리두기 격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부산과 대전에 이어 제주도도 12일부터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2단계에선 술집 등 유흥주점의 영업 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고, 식당과 카페는 자정 이후 실내 영업이 금지된다. 사적 모임 인원은 8명까지 허용되지만 제주도는 6명 이하로 강화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과 같은 거리두기가 한동안 유지된다면 업체들 입장에선 난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3층 출발장에 관광을 마친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