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는 OK, 콘서트는 NO…새 방역 규제에 시민들 혼란
'일일 최다 확진' 전국 유행 본격화…코엑스·킨텍스 오프라인 행사 강행
중대본, '임시시설 활용 공연' 금지…나훈아 부산 콘서트 취소
2021-07-22 06:00:00 2021-07-22 06:00:00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치에 달한 21일 각종 오프라인 공연 일정이 번복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비수도권에 정식 등록되지 않은 임시 공연장의 공연은 모두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등록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공연은 '공연장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전시장에서 개최하는 나훈아 콘서트는 취소되지만, 기업의 각종 전시행사는 허용된다. 
 
21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비수도권에 대한 새로운 방역 규제가 시행되면서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4000명 규모의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는 금지된다.
 
같은 장소에서 이달 30일부터 8월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미스터트롯 톱6 전국투어 콘서트' 공연도 취소가 불가피해졌다. 미스터트롯 콘서트는 출연진들 중 확진자가 속출하기도 했었다.
 
최근 비수도권에서 개최된 대규모 오프라인 콘서트가 논란이 됐다. 가수 나훈아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다.
 
정부 방역 지침상 대구에 적용된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최대 5000명의 관객을 수용해 공연을 개최할 수 있다. 하지만 콘서트를 관람하려는 수천명의 발길이 이어지며 시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2일부터 비수도권의 등록 공연장에서 개최하는 공연은 '공연장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허용되나 이외의 장소에서 개최되는 실내외 공연은 모두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비수도권에서도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규모 콘서트가 개최되면서 감염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긴급히 마련된 것이다.
 
중대본은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클래식이 됐든 뮤지컬이 됐든 어떤 장르든 이런 정규 공연 목적 시설 외에 임시시설을 활용한 공연은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 동관에서 열린 '나훈아 AGAIN 테스형' 콘서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공연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초대형 전시장 코엑스는 지난 9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전시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22일부터 코엑스에선 '제11회 스마트 디바이스 x 소형가전 쇼', '제18회 수입상품전시회' 등이 개최된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컨벤션센터인 킨텍스에서도 27일부터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2021' 등이 정상 개최될 예정이다.
 
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선 21일부터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이 진행되고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도 같은 날 'MMCA이건희컬렉션 특별전 : 한국미술명작'을 개최했다.
 
현행 거리두기 수칙에 따르면 전시·박람회 등의 행사는 정상 운영이 가능하다. 시설면적 6㎡당 1명을 수용하는 범위 내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이들 행사 주최자들은 실내 2m 거리두기, 입장인원 조정 등의 행사장 방역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에 자칫 방역 구멍이 생긴다면 감염 확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동호회 모임, 돌잔치 등 사적인 행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대형 전시·박람회 등 각종 행사가 여전히 허용된다는 점에서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갑작스러운 정부 발표에 시민들의 반응은 양분됐다. 부산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일일 확진자가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 대규모 콘서트가 연일 개최된다고 해서 불안했다"며 "이제라도 취소가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시민은 "방역수칙 준수하면서 준비한 공연을 이렇게 갑자기 금지시키는 건 너무하다. 감염 확산 방지 차원이라면, 수도권에서 열리는 대형 전시회 같은 오프라인 행사도 금지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부 지침에 불만을 드러냈다.
 
관람객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시간에 맞춰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전시 관람을 위해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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