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에 나섰지만 지난해와 달리 '자위적 핵 억제력' 강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간 소통 회복 분위기 속에서 자극적 발언을 피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미를 향한 특별한 대외 메시지 없이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연설을 진행했다.
2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탑 앞에서 진행된 노병대회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사상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로 되고 있다"고 현 정세를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전승세대가 가장 큰 국난에 직면하여 가장 큰 용기를 발휘하고 가장 큰 승리와 영예를 안아온 것처럼 우리 세대도 그 훌륭한 전통을 이어 오늘의 어려운 고비를 보다 큰 새 승리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우리 혁명무력은 변화되는 그 어떤 정세나 위협에도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영웅적인 전투정신과 고상한 정치도덕적 풍모로 자기의 위력을 더욱 불패의것으로 다지면서 국가방위와 사회주의건설의 전초선들에 억척같이 서있다"고 말했다.
변화되는 정세 속에서 군사적 힘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지난해처럼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노병대회 연설에서는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핵무력 무장을 강조했다.
남북이 전날 13개월만에 통신 연락선을 복원하며 관계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특별한 대남, 대미 메시지 없이 코로나19에 대한 시련 극복 강조하며 내부 체제 결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 대회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리일환 당 비서,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김영환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참석했다. 박정천 군 총참모장과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국방상 등 군 고위 간부들도 함께 자리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25전쟁 종전 68돌을 즈음해 평양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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