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해 북한 경제성장률이 2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국경 봉쇄, 국제연합(UN)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이뤄지면서 경제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0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작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2019년) 대비 4.5% 감소했다.
이는 수십만명이 굶어 죽어 '고난의 행군' 시기로 일컬어지는 1997년(-6.5%) 이후 23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이 같은 역성장에 대해 "기상여건 악화, UN의 고강도 경제 제재 지속, 코로나19 국경 봉쇄 등 여파로 북한의 실질 GDP가 2003년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산업별로 보면 농림어업, 광공업, 서비스업 등 감소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농림어업은 재배업, 어업을 중심으로 전년보다 7.6% 감소했다. 광업은 금속광석, 비금속광물 등이 줄어 전년보다 9.6% 감소했다.
제조업은 경공업, 중화학공업이 모두 감소하면서 3.8%를 기록했다. 경공업은 음식료품, 담배 등을 중심으로 7.5% 감소했고, 중화학공업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6% 내려갔다. 서비스업은 운수, 도소매 및 음식숙박 등이 줄어 4% 감소했다.
2020년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5조원으로, 우리나라의 1.8%(5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37만9000원으로 우리나라의 3.7%(27분의 1) 정도에 그친다.
2020년 기준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5조원으로, 우리나라의 1.8%(56분의 1)에 불과했다.
작년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재화의 수출·수입 합계, 남북간 반출입 제외)는 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 32억5000만 달러와 비교해 73.4% 급감했다.
수출은 9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7.9% 줄었으며, 세부적으로 시계(-86.3%), 우모·조화·가발(-92.7%) 등 감소폭이 컸다. 수입은 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3.9% 감소했다. 품목별로 섬유제품(-90.9%), 플라스틱·고무(-82.1%) 등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20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작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2019년) 대비 4.5% 감소했다. 사진은 북한 군악대가 인공기를 펼쳐 들고 행진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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