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의 유턴에
삼성전자(005930)가 8만원 선을 회복했다. 애간장을 태우던 '삼전 개미'들은 주가가 본격 상승 구간에 들어설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 발목을 잡았던 '피크 아웃' 논란이 비메모리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감과 함께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며 단기적인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4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59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까지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이던 삼성전자가 외국인 유턴과 동시에 '순매수 1위'로 돌아섰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월 고점(9만6800원) 이후 줄곧 하향세를 그리며 '빈집' 신세를 면치 못했다. 외국인은 지난 한달에만 내리 1조7000억여원을 팔았다. '9만전자', '10만전자' 설이 무색하게도 주가는 지난달 말 8만원 선까지 뚫고 내려갔다.
외국인 투심의 반전에는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매출이 인텔을 앞질렀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97억달러(22조4900억원)로 인텔의 전체 매출액 196억달러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보도 이후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3거래일 만에 8만원 선을 회복했다. 지난달에는 외국계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CS)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비메모리 실적에 대한 반등 기대감도 유효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비메모리 사업부가 3분기부터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기대돼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도 원가 절감이 빠르게 이루어져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이익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삼성전자를 반도체 대형주 최선호주로 다시 꼽는다"고 했다.
이에 외국인이 빠져나간 '빈집'을 지키던
삼성전자(005930) 개미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개인의 지난 두달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4조3183억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반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해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국내 경기가 고점에 왔다는 '피크아웃 논란'의 최대 피해주 중 하나였는데, 앞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며 파운드리 쪽 수율도 개선되고 있어 멀티플을 올려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계량 분석 관점에서도 반등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계량분석 연구원에 따르면 과거 20년간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분석할 결과, 주가가 6개월 하락이 지속된 상태에서 주가 변동성도 낮아졌던 과거 네차례에 평균 23.1%의 주가 반등세가 있었다. 그는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6개월간 하락이 지속됐고 역대 최저 수준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계략분석 관점에서 향후 주가 반등에 초점을 맞출 때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엇갈린다. 특히 3분기 호실적 전망만으로는 주가의 의미있는 상승세를 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의미있는 주가 반등에 호실적 전망만으론 부족한다"며 "새로운 투자처나 인수합병(M&A) 이슈 등이 구체화되면 주가 상승 궤도 진입이 즉각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1만3000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이익 전망에도 불구하고 최근 메모리 업종의 주가 조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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