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IPO(기업공개) 광풍이 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78개에서 올해는 현재까지 57개사가 신규 상장하면서 지난해 대비 80%에 육박하고 있다. 아직 올해가 5개월이나 남은 걸 감안하면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수를 훌쩍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망주의 첫돌을 맞아 장밋빛 잔치가 됐을지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1년이 됐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광풍의 결과물이 거품이었는지, 시장 안착에 성공했는지 지난해부터 시작된 IPO 광풍 국면에서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입성한 유망주를 들여다 보고 회사의 실적과 주가 흐름 등을 평가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공모가 9000원으로 증시 입성…시초가 '따'…주가상승률 200% 육박
한국파마 CI. 사진/한국파마
일년전 오늘(10일)
한국파마(032300)가 코스닥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파마는 출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우선 기관수요 예측 당시 1296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 희망 밴드(6500~8500원)를 넘어선 9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가 밴드를 초과한 상태에서 진행된 일반청약에서도 증거금만 5조9400억원이 모이며 2035.74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청약 결과를 받아든 박은희 한국파마 대표이사는 "시장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하다"며 "회사는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 이후는 더 화려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를 공모가의 두배인 1만8000원으로 소위 말하는 '따'에서 시작한 이후 일년이 지난 현재 주가 상승률은 공모가 대비로는 493%, 시초가 대비로는 19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1837억원에 시작해, 9일 종가 기준으로 5824억원으로 집계되며 217% 가량 증가했다.
한국파마는 어떤 기업?…상장 후 수익성 개선은 숙제
한국파마는 처방의약품 중심의 제약사로 정신신경계, 소화기계, 순화기계, 항생항균제 등의 전문의약품을 연구·개발, 제조·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시장내 경쟁력을 확보한 정신신경계 품목 및 소화기계 품목에서는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한국파마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미르탁스정, 미르탁스 ODT의 경우 동일성분 시장점유율이 23.6%로 1위를 기록 중이며 대장검사 PE 기반 장세정제인 '크리쿨산은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장 이후에도 외형 성장은 이어지고 있다. 상장 이전인 2017년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매출은 상장 첫해인 지난해에도 720억원으로 2019년 대비 10% 가량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예상 매출은 783억원으로 지난해에 이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영업이익 증가세는 아쉬운 부분이다. 상장 직전 3개년 영업이익은 꾸준히 개선됐지만 지난해에는 2019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2019년 70억원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감소했다. 2018년, 2019년 10%대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에 6.9%로 낮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상품이 아닌 외부 상품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 원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된 측면이 있으며, 자체 상품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원인으로 제공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국파마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총 3개의 개량신약 및 신규 제네릭 허가 및 발매가 예정돼 있고, 우울증치료제 시장점유율 1위인 미르탁스정 등의 고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태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체 매출액은 78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5%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영업이익률도 작년 6.4% 보다 개선된 8.2%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 주식대비 64% 보호 예수 해제…"오버행 이슈는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파마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699만3204주의 경우 1년이 지난 이날부터 보호 예수가 해제될 예정이다. 현재 발행주식 총수 대비 6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주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장내에서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우리사주조합 물량의 경우에는 직원 개개인이 판단해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며 우리사주 물량은 15만주 수준이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 이전과 상장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상장 이후 회사의 네임밸류가 올라가면서 우수한 인력의 리쿠르팅이 용이해진 점과 회사의 성장을 위해 영업적인 측면에서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간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파마 실적 추이. 미래에셋증권 보고서 캡처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