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주요 라면업체가 역기저효과, 원가 부담 등 영향으로 2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이달 실시한 가격 인상으로 하반기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004370)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647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1% 감소한 172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1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줄었다.
오뚜기(007310)는 2분기 연결기준 66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4% 증가한 금액이다. 반면 오뚜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9% 줄어든 36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26.9% 감소한 271억원으로 분석됐다.
농심과 오뚜기에 이어
삼양식품(003230)의 실적도 좋지 못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한 1476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7% 줄어든 14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53.4% 감소한 108억원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국내 라면 3사의 실적이 모두 뒷걸음질 친 건 지난해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라면 시장이 급성장한 것에 대한 역기저효과 탓이다. 올해는 전년과 달리 외식 수요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라면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원가 상승도 영업이익에 부담을 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맥의 평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같은 기간 팜유의 평균 가격은 무려 71% 상승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사이 인건비, 물류비 등 부담도 커졌다는 게 라면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환율하락, 해상운임 상승 등의 영향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성과를 상쇄시켰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라면 수출액은 3억1968만 달러(약 369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신라면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라면업체가 이달 들어 일제히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오뚜기는 이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이어 농심도 지난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올렸다. 이어 내달부터 삼양식품은 13개 브랜드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할 예정이며 팔도도 라면 가격의 공급가를 평균 7.8% 올릴 방침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5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2019년 2분기 대비 2% 감소했다”면서 “8월 1일부터 오뚜기의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이 12% 인상돼 3분기부터 가격 인상 효과가 일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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