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경선에서는 선거인단 60% 확보가 본선 직행을 결정하는 '매직넘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과 2017년 치른 민주당 경선에서는 모두 50%대 후반의 득표율을 기록한 경선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 학습효과 덕분이다. 특히 이번 경선에선 지역순회 과정에서 3차까지 선거인단을 모집하는 만큼 충청권 투표 등 초반 판세가 미칠 영향이 선거인단 확보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민주당 각 후보캠프는 선거인단(대의원·권리당원+국민 선거인단)의 60%를 확보하느냐가 본선 직행을 정할 열쇠가 될 걸로 관측, 맞춤형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1위 주자가 본선에 직행하려면 선거인단 60%를 확보해야 한다. 반면 2위 주자가 결선투표에 가려면 1위 주자의 '60% 확보'를 저지해야 하는 셈이다.
이런 계산은 역대 민주당 경선을 분석한 학습효과다. 한 여권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국민경선이 정착된 2012년 18대 대선 경선부터 복기하면 선거인단의 60%를 확보한 후보가 본선으로 직행했다"라면서 "이번 경선에서도 선거인단 60% 확보가 관건이 될 걸로 본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선거는 오랫동안 정치적으로 단련된 당원과 열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투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선거 동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2012년과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1위를 한 문재인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각각 56.5%, 57.0%였다. 2012년 민주당 경선의 선거인단은 총 108만3579명이었다. 이 중가 선거에서 투표한 숫자는 선거인단의 56.7%인 61만4221명이었다. 당시 문 후보는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 중 34만7183표를 얻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 과반을 달성한 덕에 결선투표도 치르지 않았다. 2017년 경선에서도 문 후보는 투표를 한 164만2677명의 선거인단 중 93만6419표를 확보(57.0%), 결선 없이 본선에 진출해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우선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1차 경선 지역인 충청권에서 과반을 획득, 최종적으로는 선거인단 60%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캠프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5일 브리핑에서도 "판세를 단적으로 말하면 저희가 이미 과반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충청 지역의 그간 조사 결과를 보니 당 지지자분들 중에서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많은 것으로 여겨지는 적극 지지층에서는 55% 이상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낙연 의원 측은 역전론에 불씨를 살리면서 이 지사의 득표를 확보를 저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캠프에서 정무실장을 맡은 윤영찬 의원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을 통해 "현재 충청도 지역에서 뛰고 있는 많은 캠프 인원들이 '현장 분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좋고 여론의 흐름 변화가 보인다'라는 공통적인 보고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 경선에서 중도 포기하는 후보들이 이 의원 지지를 선언하는 등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이번 주말(4~5일) 충청권 경선과 10월 3차 선거인단 모집은 본선이냐 결선이냐를 정하는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권리당원 약 70만명 가운데 충청권 당원은 8만명 상당이다. 서울권 투표를 앞두고 모집되는 3차 선거인단 역시 '본선에서 될 사람 밀어주자'는 심리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1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3차 국민선거인단 모집을 독려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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