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북 9·9절…대화냐, 도발이냐 '대외 메시지' 주목
남북 기념일 몰린 9월 첫 중요 일정…한미 대화 기조에 북 변화 관심
김정은, 열병식 진행시 직접 메시지…내부 결속용 그칠 것이란 관측도
2021-09-05 13:30:09 2021-09-05 13:30:09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 대화에 불응하고 있는 북한이 이번 9·9절을 맞아 어떠한 내용의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9·9절은 남북의 기념일이 몰린 9월의 첫 시작을 알리는 중요 일정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대화 제의 수용부터 도발 가능성까지 남북미 관계의 진전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꼽힌다. 한미가 북한에 대한 대화 중심의 기존 대북 접근법을 재확인하고 인도적 지원 협력에도 초점을 맞춘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이와 관련한 변화가 반영될 지 관심사다.
 
5일 외교가에 따르면 오는 9일은 9·9절로 북한 정권수립일 73주년이다. 북한은 과거 9·9절에 맞춰 대외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특히 이번 9·9절이 주목되는 건 북한이 한미훈련에 반발한 이후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중앙보고대회가 앞으로의 방향을 강조하는 자리인 만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한다면 새로운 대남, 대미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했다고 3일 방영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지난 10일 한미 훈련 강행을 이유로 통신선을 다시 단절했다. 이후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한반도 정세는 남북이 서로 관망하는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미는 북한에 적대 의도가 없으며 언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9월에는 남북 유엔 동시가입 30주년, 9·19 평양공동선언 3주년 등 남북 간 기념할 만한 일정들이 몰려 있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9·9절을 계기로 대외 메시지를 내거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70주년이었던 2018년 9월 9일에는 열병식과 군중시위, 집단체조 등의 행사를 진행했고, 2016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폭발력으로 평가된 5차 핵실험을 단행하기도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어려운 인도주의 상황을 고려해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인테르팍스 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고 김정은 위원장도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방역부문일군들의 전문가적 자질과 역할을 높일 것"을 지시함에 따라 방역보건 협력을 계기로 대화 논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과학자·기술자들의 역량 강화를 주문하며 "선진적인 방역기술의 적극 도입"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9·9절을 맞아 열병식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북한은 당 우위의 국가 체계다. 9·9절이라고 해서 김 위원장이 직접 메시지를 발산할 가능성은 좀 낮은 것이 아니겠느냐 그렇게 본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9·9절을 맞아 혹시나 열병식을 개최한다면 열병식장에서 대내외 매시지를 발산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메시지를 내더라도 내부 결속용에 치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9·9절에 내부 결속을 위해 현재 경제적인 어려움과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 등을 적극적으로 타개하자, 현재 상태를 극복하자는그런 것들이 정국적인 차원에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5연장 방사포가 등장하고 있다고 방영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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