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LG화학(051910)이 국내 최대 이커머스 업체 쿠팡과 손잡고 플라스틱 폐기물 회수·재활용을 위한 친환경 프로젝트에 나선다. 급증하는 배송 폐기물을 저감하고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9일 서울 잠실 쿠팡 본사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및 자원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이번 협약으로 쿠팡은 전국의 물류센터에서 버려지는 연간 3000톤 규모 스트레치 필름을 수거해 LG화학에 전달한다. LG화학은 이를 다시 포장재 등으로 사용 가능한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 쿠팡에 공급하기로 했다. 스트레치 필름은 물류센터와 산업현장에서 적재된 물건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시키는데 사용되는 물류 포장용 비닐 랩을 말한다.
양사의 친환경 프로젝트는 쿠팡의 물류센터에서 회수 가능한 플라스틱 자원을 LG화학의 PCR 기술로 폴리에틸렌(PE) 필름 등으로 재활용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PCR은 사용 후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을 선별, 분쇄, 세척 등의 재가공을 통해 플라스틱 알갱이 형태의 초기 원료로 변환시키는 재활용 기술이다. PCR 제품은 재활용 수지의 특성상 떨어진 물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의 제품과 일정 비중으로 섞어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폴리에틸렌은 에틸렌을 중합해 제조하는 플라스틱 소재로 가공성, 유연성, 투명성, 내구성 등이 우수해 각종 포장재, 투명필름, 식품용기, 장난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LG화학은 지난 6월부터 약 3개월 간 쿠팡과 함께 스트레치 필름 수거·재활용 프로젝트를 시범 가동해 본 결과, PCR 원료 함량을 최대 60%까지 유지하면서도 기존의 제품과 동등한 물성을 구현할 수 있는 재활용 필름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LG화학의 PCR 기술로 재활용된 친환경 소재는 쿠팡의 물품 배송용 포장필름에 적용될 예정이다. 양사는 쿠팡의 물류 시스템 등을 적극 활용해 해당 필름 또한 다시 수거하고 재활용 할 수 있는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양사는 포장필름뿐만 아니라 쿠팡의 프레시백을 활용해 배송 고객으로부터 에어캡 완충재 등의 배송 폐기물도 함께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쿠팡 프레시백은 식료품이 배송되는 보냉가방으로 세척·재사용이 가능해 일반 종이상자를 대체하는 친환경 용도로 사용된다.
LG화학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쿠팡의 친환경 프로젝트는 언택트 시대에 급증하고 있는 배송 폐기물을 줄이고, 관련된 자원의 재활용률을 높이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폴리에틸렌 시장의 폐기물 수거량은 연간 80만톤에 달한다. 이 중 재활용이 가능한 재생수지는 약 30만톤으로 재활용률이 40% 수준이다. 나머지 폐플라스틱 자원은 소각·매립 및 폐연료화 되고 있기 때문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업계의 노력과 관련 생태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날 자리에는 허성우 LG화학 석유화학 글로벌사업추진 총괄 부사장과 라이언 브라운 쿠팡 환경보건안전 총괄 부사장 등 양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라이언 부사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객들이 더 쉽고 편리하게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쿠팡은 향후 인프라와 기술에 지속 투자해 고객 경험의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허성우 부사장은 “LG화학의 재활용 기술력과 쿠팡의 물류 시스템이 결합해 환경과 사회를 위한 또 하나의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상용화시키고 자원 선순환와 순환 경제에도 앞장서는 대표적인 지속가능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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