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상 첫 '인구 감소' 시대로 들어섰다. 연간 출생자 수는 27만2400명,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데드크로스'를 보인 것이다. 아울러 합계 출산율은 0.84명, 전체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지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인구 감소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돼버렸다.
이 가운데 지방과 수도권의 인구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수도권이 해마다 지방 인구를 빨아들이면서 지방 소멸 시대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2020년도 시도별 순이동자 수. 표/통계청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아 순유입이 발생한 시·도는 경기가 16만8000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순유출이 발생한 시·도는 서울(6만5000명), 경북(1만7000명), 대구(1만7000명), 경남(1만7000명), 인천(1만6000명), 부산(1만4000명), 울산(1만4000명) 등 11곳으로 나타났다.
다만 서울은 높은 주거비로 31년째 '탈서울' 현상이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에서 인구가 줄고 있는 현실이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청년들이 도시에서 살고자 하는 건 당연한 욕구"라며 "지금의 청년들은 대학도 직장도 서울에서 다니기를 희망하고, 본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어떻게든 서울로 오고자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지방의 각 시·도는 앞다퉈 인구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젊은 층의 인구 유출과 노인 인구 증가는 장기적으로 지방 세입 감소와 복지비 및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져 지방 살림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지역 경기 침체도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북도는 올해 세입 예산이 3400억원 줄고 세출수요는 1400억원 늘어 총 4800억원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광역자치단체 최초 '지방소멸대응 종합계획' 마련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외에 지방의 인구 감소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도 유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빈집 증가다. 빈집이 늘수록 해당 지역이 활력을 잃고, 사람이 오지 않으면서 슬럼화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2020년 기준 전국의 빈집은 총 151만1306채다. 이 가운데 71.2%(107만6458채)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 시·도가 인구를 유입시키고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 중이다. 비수도권 중 가장 많은 빈집이 있는 경상남도(15만1000가구)는 올해 총 396억원의 예산을 들여 빈집 500동 등 총 1286동의 노후 주택 개량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경남 남해군, 창녕군도 '전입'을 전제로 자체 빈집 수리비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올해 총 500동의 빈집정비 사업을 진행한다. 사진은 농촌 지역에 노후화된 빈집 모습. 사진/경상남도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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