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박효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청부고발 사주 의혹에 이어 '장모 사건 대응 문건'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대검 감찰부도 ‘고발 사주 의혹’ 진상조사를 마무리 짓고 관련 자료들을 중앙지검 수사팀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와 중앙지검은 추석 연휴에도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6일 ‘고발 사주 의혹’ 고발장에 이어 ‘장모 대응 문건’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17일 ‘장모 대응 문건’ 의혹 관련 윤 전 총장과 성명 불상의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3가지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에 이어 ‘장모 대응 문건’에 대한 수사 여부도 결정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고발 사주’ 사건과 마찬가지로 ‘장모 대응 문건’ 사건에서도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입증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계일보>는 윤 전 총장이 재직하던 지난해 3월 대검에서 장모 최씨와 관련한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문건을 작성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문건은 대검 발 문건으로 알려지며 ‘고발사주 의혹’ 사건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장모 의혹 대응 문건’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관여했을 것이란 의구심이 제기된다.
의혹을 처음 보도한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윤 전 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의결서에는 이정현 당시 대검 공공수사부장(현 대검 기획조정부장 겸직)이 “수정관실(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총장 지시에 따라서 (지난해 6월 16일 대검 레드팀 보고서가 나오기) 한 달 전부터 총장 사모, 장모 사건과 채널A 사건을 전담해 정보 수집을 했다고 들었는데, 관련 법리도 그곳에서 만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진술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중심으로 레드팀이 운영됐다 의심이 가능 한 대목이다.
‘레드팀 보고서’는 지난해 징계 위기에 놓인 윤 전 총장이 지시해 만들었다고 알려진 대검 정보 라인의 정보수집 문서라는 지적이다.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사주 의혹 고발장이) 대검 레드팀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며 “검찰 총장 사건과 관련한 대응 레드팀이 꾸려졌다면 여러 등장인물들이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에선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폐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박범계 장관은 지난 16일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국회에서 수사정보정책관실 기능에 대한 질의와 (수정관실) 폐지 등 검찰개혁이 부족하다는 여러 지적이 있었다”며 “법무부는 그런 제도 개선, 조직문화 개선 차원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사후적 사실 확인 및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두 가지 의혹 모두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지휘한 수사정보정책관실과의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다만 공수처와 검찰 등에서 두 사건에 대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손 차장검사가 고발장 작성도, 전달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며 휴대폰, 태블릿PC 비밀번호도 제공하지 않아 공수처 포렌식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대검 감찰부에선 손 검사의 업무용 PC에서 실명 판결문 열람기록 등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며 서울중앙지검이 직접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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