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혹' 고소·고발 봇물…물고 물리는 '치킨게임'
공수처 두 건, 검·경 각 두 건 등 총 6건
수사 중복 우려에 공수처 "협력 검토"
2021-09-22 09:00:00 2021-09-22 09: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검찰의 여권 고발 사주 의혹'이 각종 고소·고발로 치달으면서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고발장이 밀려드는 곳은 공수처다. 공수처는 지난 9일 윤 전 총장과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4개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 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이 지난 6일 고발한 데 따른 수사다.
 
국민의힘, 공수처 대검에 고발
 
공수처는 10일 손 검사와 사건 관계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을 확보했다. 국회에 있는 김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은 당일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가 13일 재시도해 마쳤다.
 
이에 국민의힘은 김웅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공수처 검사와 김진욱 공수처장 등 7명을 대검에 고발했다. 사건은 15일 서울남부지검에 형사6부(부장검사 김기훈)에 배당됐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실 압수수색이 적법한 영장 제기 없이 진행됐고, 압수수색 범위에 없는 보좌진 컴퓨터 등을 수색했다고 주장했다.
 
최강욱, 검찰에 윤석열 고발
 
윤 전 총장 의혹에 대한 사건은 검찰도 수사중이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윤 전 총장 부부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15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최창민)에 배당됐다. 한동훈 검사장과 손 검사, 국민의힘 김웅·정점식 의원, 고발장 작성에 관여한 제3자도 수사 대상이다. 최 대표와 황 최고위원은 검찰의 고발 사주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도 공수처에 고발됐다. 윤 전 총장 측은 지난 13일 조씨와 박지원 국정원장, 11일 이들과 동석한 것으로 추정되는 성명불상자 등 3명을 국정원법·공직선거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제보자·국정원장도 고발 당해
 
15일에는 박 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기고(국정원법 위반) 허위사실을 유포해 선거에 관여(공직선거법 위반)했다며 추가 고발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박 원장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자료를 다 갖고 있고 자신이 입을 다무는 것이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하다고 공개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복수사 우려에 박범계 "유기적 협력"
 
대검과 중앙지검, 공수처가 같은 의혹을 살펴보고 있지만 법무부는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16일 출근길에서 "신속한 진상규명이라는 측면에서 중앙지검 수사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수사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신속히 진상규명을 하는 것은 필요한 일인 것 같다"며 "중복·혼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공수처 관계자도 17일 "당분간 투 트랙 수사로 각자 수사에 진력하되, 앞으로 필요한 경우 검찰과 협의·협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뉴스버스> 수사
 
경찰도 고발사주 의혹 관련 수사에 뛰어들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수사대는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의혹을 최초 보도한 이진동 <뉴스버스> 발행인 등 2명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고발인 조사는 15일에 진행했다. 사준모는 조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은 고발을 취하하고, 이 발행인이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서 윤 전 총장이 관련 지시를 한 정황이 있다고 답한 부분으로 범위를 특정해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 10일에는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지모씨 측이 윤 전 총장과 손 검사, 김 의원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문제 된 고발장과 판결문 등에 고소인 실명과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가 있고, 서울남부지검의 주가조작 사건 수사 협조, 채널A 사건 등에 관한 허위사실이 적시돼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시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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