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반도체 업계의 실적 전망에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4분기 하락세를 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비대면 교육 및 재택근무가 가격 상승을 이끌어지만 고객사의 재고가 누적되고 있어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
23일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분기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전분기 대비 3~8% 감소할 전망이다. 전망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올 들어 첫 분기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특히 PC D램 가격은 4분기에 최대 10%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서버와 그래픽 D램 가격도 최대 5% 하락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시장에선 D램 가격 하락 원인을 공급 과잉으로 꼽는다. 고객사들의 D램 재고가 적정 수준 이상으로 쌓여 있는 만큼 4분기부터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코로나19 비대면 교육, 재택근무로 인한 수요 대응 차원에서 고객사들이 안전재고를 비축했고 현재는 쌓아놓은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상태다.
D램익스체인지는 "4분기에 구매자들이 서버 D램 재고 소진에 몰두하면서 수요가 이전 분기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아직 이르지만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종식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D램 수요가 더이상 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례로 현물시장에선 지난달부터 PC D램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 현물가격은 통상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다. 지난달 30일 기준 PC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평균 3.889달러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점이던 3월 말 5.3달러 대비 36%나 하락한 것이다.
업계에선 D램 가격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장 3분기는 업황 호조에 힘입어 실적이 정점을 찍고 4분기에 둔화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이 재고를 축적해 놓은 상황에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PC D램 등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 1·2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 만큼 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반도체 사이클 하락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러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D램 시장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과거에 비해 사이클 주기가 짧아지고 변동성도 커졌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3분기 이후에나 D램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수요처가 다변화하면서 반도체 사이클도 짧아졌다"며 "앞으론 과거처럼 반도체 사이클의 굴곡이 깊거나 길지 않고 짧게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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