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돈 받은 국민의힘이 범인" 대 "측근 비리 드러나면 후보 사퇴해야"(종합)
대장동 비리 놓고 여야 난타전…여유 찾은 이재명 "강아지에게 주지, 곽상도는 아냐"
조폭 연루설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국민의힘 총공세
2021-10-18 14:37:00 2021-10-18 14:47:49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 후보를 적극 엄호하며 '대장동 게이트=국민의힘 게이트' 등치에 주력했다.
 
"측근 비리 드러나면 후보 사퇴?"에 "윤석열 건부터 답하라"
 
이 후보와 민주당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실제 돈을 받은 이들은 국민의힘 인사들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민의힘은 '좌진상 우동규'라는 표현을 써가며 최측근의 비리가 드러날 경우 대통령 후보자를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 후보는 18일 오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청에서 좌진상 우동규라는 말이 있다. 들어봤느냐"고 묻자, "제가 정말 가까이 하는 참모는 동규 이렇게 표현되는 사람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박 의원은 "경기관광공사는 경기도 산하 기관 중 도시공사 외에 두 번째로 중요한 기관인데, 여기 1호로 임명한 사람이 유동규이고, (유동규의)석사 논문에 '시장님께 감사하다'고 써있고, 이 지사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나가 증언도 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차고 넘치는 증거가 많은데 '모른다', '측근이 아니다'라고 하니 질문한다. 만약 대통령이 되면 측근도 아니고 뇌물을 받은 이 사람은 무기징역까지 갈텐데 사면은 안 하시겠죠"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말이 안 된다"며 "부패사범을 사면하느냐"고 맞섰다.
 
박 의원은 "정진상 전 정책실장은 측근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질문, 이 후보의 동의를 이끌어낸 뒤 "만약 특검 수사 결과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에 정 전 실장이 연루된 정황, 측근 비리가 있으면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가정적 질문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특히 "측근 비리가 있을 경우 사퇴할 것인지 말씀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측근이 100% 확실한 그 분의 문제에 국민의힘은 사퇴시킬 것인지 먼저 답하면 저도 답하겠다"고 응수했다. 윤 후보의 대검 참모 중 한 명이었던 손준성 검사가 고발 사주 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른 역공이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관련 사업의 틀을 짜면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SPC) 컨소시엄 수익 배분 구조에도 관여해 민간업자들이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었다는 주장도 부인했다.대장동 사업의 큰 틀은 자신이 그린 것은 맞지만, 세부 사항은 유 전 사장이 진행했음을 강조했고, 자신은 세부 보고를 받은 일도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보고를 받았냐 이 말을 하시는데 SPC에 통째로 넘겨서 세부 업무는 보고를 받은 일이 없다"며 "(저에게 온) 보고 내용은 3개 금융기관이 (입찰에) 임했다, 그 중에서 1800여억원 일부 부지를 확보했다, 금융기관이라 안전하다는 것이다. 세부 내용은 보고할 이유도 없고 보고 받은 일도 없다"고 단호히 잘랐다. 
 
초호화 변호인단 구성, 비용 대납 의혹 제기에 "2억8천만원도 내겐 부담"
 
이 후보는 변호사 대납 의혹과 관련한 해명도 이어갔다. 변호사 대납 의혹은 '깨어있는 시민연대당'이 지난 7일 "이 지사 선거 캠프에서 활동 중인 이태형 변호사가 과거 이 후보 부부를 변호하면서 현금 3억원과 3년 후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여억원어치를 받은 의혹이 있다"며 이 지사를 대검에 고발하면서 다시 부각됐다. 
 
이와 관련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400억원대 변호인단을 구성한 것에 빗대 이 후보도 초호화 변호인단을 구성했음에도 실제 들어간 비용이 너무 적다며 대납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변호인단 선임 과정을 설명하며 '초호화' 선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수사과정, 그리고 1~3심과 헌법재판소의 헌법소원까지 총 5번의 재판을 했고 여기에 선임된 개인 4명, 법무법인 8곳이 있었다"며 "내가 선임한 건 개인 4명, 법무법인 6명이었고 이 중 1개 법인이 사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변 전임회장이 지지 차원에서 변론에는 참여하지 않고 (변호인단에) 서명해준 게 있어서 총 14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농협과 삼성증권 계좌로 변호사비를 다 송금했고 그 금액은 2억5천만원이 조금 넘는다"며 "대부분 사법연수원 동기이거나 대학친구, 법대 친구들이이어서 효성과는 비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2억8천만원을 낸 것도 내게는 너무 큰 부담"이라며 "400억원을 변호사비로 줬다는 이야기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재차 부인했다. 
 
또 이 후보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됐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자신의 재판 무죄판결에 영향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모 대법관(권 전 대법관)하고 재판거래를 했다는데 상식적으로 내가 2015년에 예측을 해서, 나중에 재판을 받을 것 같다, 유죄를 받고 대법원으로 갈 것 같다고 미리 준비했다는 이야기냐"고 빈 틈을 파고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길 가는 강아지에게 주지, 곽상도에게 주겠냐"
 
국민의힘 공세에 맞서 이 후보와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이 '국민의힘과 토건세력이 결탁한 돈 잔치'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만약 (제가)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가졌다고 하면 길 가는 강아지에게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했던 곽상도 의원에게 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하다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바 있다.
 
그는 "이 사건은 명백하게 국민의힘이 공공개발을 못하게 막았고 (신영수)국민의힘 의원 동생이 뇌물을 받아서 무려 4년이 넘도록 민간 개발을 압박하고, 공공 개발을 포기시킨 것"이라며 "민간 개발업자와 금전을 나눈 것은 국민의힘 의원들 또는 국민의힘과 가까운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라고 강조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대장동 돈 잔치를 막을 기회가 두 번 있었다. 그런데 막지 못했다"고 국민의힘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백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이미 천화동인의 남욱 변호사가 로비 등 명목으로 재판과 수사를 받았으나 1심 유죄, 2심 무죄 판결이 났다. 무죄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인물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었다. 또 신영수 의원의 동생 뇌물 사건 당시 정영학 회계사도 공범으로 수사를 받았으나 검찰이 참고인으로만 부르고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게 백 의원 주장이다.
 
아울러 대장동 사업의 시행사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155억원의 대출을 받아 종잣돈을 마련했는데,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사건 당시 대장동 대출 건만 수사망에서 쏙 빠진 점도 국민의힘과 토건세력의 유착관계를 증명하는 근거라고 했다. 당시 해당 수사를 맡은 것은 중수부 소속 윤 후보였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주장대로)민간개발로 완전히 했다면 9700억원이 토건세력의 몫이 되었을 것"이라며 "(원래 제 구상대로)완전공영이 뜻대로 됐다면 시민의 몫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밖에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특검을 해서 이 지사나 우리 쪽이나 탈탈 털어보자. 특검 도입을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시간을 끌어서 정치공세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검경,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이든 다 만들어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실을 규명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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