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 국정감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여야간 정치 싸움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집중 질의했고 이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하며 국감은 90분간 파행을 겪었다.
19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장동과 관련된 판넬을 준비하며 이와 관련한 질의응답에 적극 나섰다.
오 시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의 개발 사례를 배우라길래 들여다봤지만 절대로 다른 지자체가 배우면 안 된다”라며 “이런 형태로 사업을 하면 도시개발사업의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로 수익을 공익환수했다고 발언한 점을 들며, 서울시가 대부분 도시개발 사업을 공공기관인 SH공사가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오 시장은 “대장동 사업은 토지 수용은 공공이 개입하게 해놓고 수익은 민간이 가져가는 부분부터 진정한 의미의 민관협치 합동이 아니다”라며 “성남·대장동·백현동 도시개발사업은 서울시가 상상도 못 하는 희한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오 시장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이어 대장동 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오 시장에게 비판 의견을 묻는 형태로 가자, 이에 반발한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 요청에 나섰다.
박 의원은 “서울시 국감인데 대장동 도면을 만들어 오 시장이 설명하는 것을 보니, (의원들은) 경기도에 있지 서울에 왜 왔나”라며 “대장동 도면을 들고 나온 서울 시장이 이해 안 가며 정치적으로 장을 만들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대장동 관련 질의는 계속 이어졌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백현동, 대장동 사업을 단군 이래 최대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했다”며 “4조원짜리 사업에 토지보상 1조, 건설비 1조, 부대비용 5000억원, 예상 수익이 1조5000억원이 맞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오 시장은 “서울시 GBC사업은 1조7000억원을 환수했으므로 백현동, 대장동이 가장 많이 환수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백현동은 수의계약으로 땅을 매각한 뒤 용도상향 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성남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앞서 이 지사의 조직폭력배 연루설에 관한 내용으로 시작부터 여야간 고성이 오갔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제 국감에서 사상 초유의 증거자료를 조작한 사진에 경악했다"며 "조폭과 연결된 공장 정치 자료로 국감장을 더럽힌 김용판 의원은 국감장에 있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사보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의 발언 이후 여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사보임을 외쳤고, 야당 의원들은 거센 항의로 맞받아치며 국감 진행이 더뎌졌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돈다발로 문제를 제기하지만 본체는 박철민이 제시한 진술서에 진정성이 있다. 실체는 조만간 밝혀진다”며 “과연 내가 조폭과 결탁했는지, 그래서 자격이 없는지 수사에서 밝혀질 테니 지켜보면 된다. 사진 한장으로 전체를 덮으려고 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전날 열린 경기도 국감에서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인 박철민씨가 제출한 진술서와 돈다발 사진을 공개하며 이 지사의 뇌물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민주당은 김 의원이 공개한 사진은 제보자가 과거 페이스북에 광고 용도로 올렸던 사진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날조된 돈다발 사진을 제시해놓고 국민들을 우롱했는데 본인이 사과는 안할 망정 저렇게 뻔뻔하게 나오는게 말이되냐"며 "김 의원은 최소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중재로 국감은 90분 만에 정회된 후 2시간 만에 재개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우)이 19일 행안위의 서울시 국감에서 김도읍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유튜브 캡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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