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인이 사건'이 화두에 올랐다. 해당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흘렀으나,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지난 13일은 부모의 학대와 공권력의 무심함에 하늘의 별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정인이의 기일이었다"며 "이 사건 이후에도 사회 곳곳에서 아동학대 사전이 끊이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아동학대 발생으로 인증이 취소된 어린이집은 43곳이다. 이 어린이집 중 등급제 어린이집이 21곳, 점수제 어린이집이 22곳이다.
서 의원은 "인증이 취소된 등급제 어린이집 21곳 중 18곳이 A등급을 받아 77%가 최고등급을 받았다. 점수제 어린이집 22곳 역시 평균 점수는 95.6점으로 초고득점을 받았다"며 "한국보육진흥원의 평가 방식의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이에 조용남 한국보육진흥원장 직무대행은 "일일평가로 오는 한계에 대해서는 평가체계 개선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도 "작년 정인이 사건 이후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올해 1월 아동권리보장원은 중대사건분석팀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9월에 만들어진 것은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아동학대 건수는 2015년 1만1000건에서 지난해 3만건으로 거의 3배가 늘어났다"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중대사건분석팀에 대한 인력지원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3년간 아동학대 사건이 4만4486건이 있었다"며 "그러나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e아동행복지원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건은 134건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의 0.3%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발굴대상에 해당됐으나 현장 조사에 의해 문제없다고 판단된 18만건 중에서도 아동학대 인정사례가 4839건이나 있었다"며 "시스템이 허술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노대명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은 "취임 후 아동학대와 관련된 예측 모형에 대해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해 보완조치를 하고 있다"며 "의미 없는 변수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모형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복지위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보건복지위인력개발원', '한국보육진흥원', '한국장애인개발원, '아동권리보장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뤄졌다.
지난해 10월에는 16개월 여아 '정인이'가 입양모 학대 끝에 세상을 등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정인이의 몸에서는 두개골 골절과 뇌손상 등이 발견됐고, 수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경찰 등이 사고를 막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지난 13일은 부모의 학대와 공권력의 무심함에 하늘의 별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정인이의 기일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의 정인이 양부모 엄벌 촉구 기자회견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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