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가스누출 2명 사망…"화재경보기 스위치 눌려 있어"(종합)
경찰, 전담팀 편성 고의성 등 사고원인 다각도 조사
안경덕 노동부 장관 현장 방문 "책임자 엄정 처벌"
오세훈 서울시장 "사고 원인 조속히 규명하라"
2021-10-23 22:35:06 2021-10-23 22:35:0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메트로지식산업센터 신축 공사 현장 지하에서 화재진압용 소화 약제가 누출돼 2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2명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사망한 2명은 각각 45세와 50세 남성으로 사인은 중추신경마비로 인한 질식사로 파악됐다.
 
나머지 중상자 2명은 CPR 응급조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경상자 17명도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장에는 총 52명이 전기, 철거, 배관 공사 등을 하고 있었고, 사고가 발생한 지하 3층에는 10여명의 인부가 발전기 연통 보온재를 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이산화탄소 설비 130병이 터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누출된 이산화탄소 가스는 화재진압에 사용되는 소화약제로 사람 호흡기에 들어가면 중추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진압을 위해 설치된 이산화탄소 소화설비는 불이 나면 이산화탄소를 살포해 산소 공급을 막아 불을 끄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화재 감지기가 불꽃을 감지해 작동하는 '자동' 방식과 사람이 직접 작동하는 '수동' 방식으로 나뉜다.
 
구로소방서 관계자는 "소화 설비를 작동시키는 수동 스위치가 눌러져 있었다"며 "오작동으로 스위치가 눌렸을 가능성은 희박한데 누군가 고의로 누른 것인지, 아니면 사고가 난 뒤에 설비를 멈추고자 누른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금천경찰서는 전담팀을 편성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하고 엄중하게 사고 경위와 책임자를 파악해 수사할 예정이다.
 
이날 사고로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장을 찾아 책임자 엄중 처벌을 지시하고 중앙산업재해 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현장을 방문해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을 조속히 진행하라"며 "유사 사고에 대비해 안전 메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한 신축 공사 현장에서 화재진압에 사용되는 소화 약제가 폭발하는 사고로 2명의 사망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발생, 구로소방서 등 소방 구조대원 등이 구조를 위해 현장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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