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김두관 의원과의 만남을 끝으로 경선 후보 '연쇄회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내달 2일 출범할 통합 선거대책위원회에도 이들 5명이 모두 승선키로 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이낙연 전 대표와의 갈등 여진이 이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4일 이 전 대표와의 전격 회동을 시작으로 26일 정세균 전 총리, 27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8일 박용진·김두관 의원까지 만남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원팀'을 이루게 된 이 후보는 본선 무대에 먼저 올라 몸을 풀게 된다.
이 후보는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김두관 의원과 손을 잡았다. 김 의원은 이 후보 요청을 받아들여 공동선대위원장과 후보 직속의 국가균형발전위원장도 겸하기로 했다. 균형발전은 김 의원의 핵심 공약이다. 김 의원은 '수도권 일극체제 해체, 지방연방제 전환'을 기치로 경선에 임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당의 취약지대인 부산·울산·경남(PK)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키로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낮에 박용진 의원과 오찬 회동을 했다. 박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대위에 합류키로 했다. 또 선대위에 설치될 '청년과미래정치위원회' 위원장을 겸임, 청년 정책을 발굴하고 잇단 내로남불 사태로 여권에 등을 돌린 2030세대 표심 회복에 주력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 후보는 김 의원과의 회동을 마지막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획한 연쇄회동을 무사히 끝냈다. 지난 2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며 민주당 대선후보로서의 정치적 추인까지 얻어냈다. 아직 이 후보에 냉담한 강성 친문 지지자들도 더 이상 이 후보를 밀어내기는 어렵게 됐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사진 왼쪽)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회동했다. 사진/뉴시스
이 후보는 이번 연쇄회동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상대의 다친 마음을 풀기 위해 예우도 한껏 차렸다. 이 전 대표와 회동할 때 기자단에게 보내는 공지에는 주체와 객체를 바꿔서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 10월24일 오후 3시…"라고 표기하는 등 두 사람이 대등한 관계임을 뜻하고자 애썼다. 심지어 회동 장소와 시간 등의 일정을 정하는 것은 이 전 대표 측에 일임하고, 이를 전달받는 것에 대해서는 '통보'라는 표현까지 썼다. 실제 회동에서도 이 후보가 먼저 회동 장소에 도착해 이 전 대표를 깍듯이 맞이했다. 이 전 대표의 냉랭한 심기를 달래기 위함이었다. 또 경선 과정에서 서로 불편했던 정 전 총리에게 "제가 정세균계"라고 하는가 하면, 김 의원에게도 수시로 전화를 걸어 "선배님"이라고 호칭하는 등 예의를 차렸다.
이 후보의 애쓴 흔적은 통합 선대위 구성에서도 흔적이 뚜렷하다. 먼저 당대표와 총리를 지낸 이낙연, 정세균 두 사람에게 상임고문을 제안, 어른으로 모실 것을 분명히 했다. 역시 당대표를 역임한 추 전 장관에게는 명예선대위원장을 제의하면서 위치를 상임선대위원과 공동선대위원장 사이로 뒀다. 상임선대위원장에는 관례를 따라 당대표 자격의 송영길 대표가 일찌감치 내정됐다. 또 각 후보의 주요 정책을 계승한다는 의미로 선대위에 '신복지위원회(이낙연)', '미래경제위원회(정세균)', '사회대전환위원회(추미애)', '청년과미래정치위원회(박용진)', '국가균형발전위원회(김두관)' 등을 설치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이해찬 전 대표가 상임고문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며, 국회의장 출신의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세 사람도 고문단에 합류할 것이 유력하다. 특히 이낙연 캠프의 좌장이었던 5선의 설훈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함께 올릴 것으로 전해졌다. 설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를 향해 "배임, "구속", "자폭" 등의 날선 발언을 하는 등 극한의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때문에 이 후보가 진정한 화해와 화합, 포용 등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설 의원의 선대위원장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사진 오른쪽)와 김두관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김두관 의원실에서 회동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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