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제과업계 맞수인 오리온과 롯데제과의 3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오리온은 제품 가격을 동결했는데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올라 미소를 지은 반면 롯데제과는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쳐 씁쓸한 표정이다.
11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271560)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늘어난 금액이다. 이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1142억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악재 속에서도 내부 효율화·수익 중심 경영을 통해 국내외 전 법인들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간 결과라는 게 오리온그룹의 설명이다. 중국 법인 등에서도 매출이 오르긴 했지만 제품 가격을 동결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른 한국 법인의 성과가 특히 돋보였다. 오리온의 한국 법인은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3%, 2.2% 신장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8월 국내 전 제품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오리온은 2013년 12월 인상 이후 8년째 가격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 인상 없이도 매출이 늘어난 건 가성비 전략 덕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출시한 예감은 기존 대용량 제품 대비 g당 가격을 약 11% 낮췄다. 이에 올해 예감 브랜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이상 늘었다. 또 지난해 선보인 꼬북칩, 오!감자 대용량 지퍼백의 경우 기존 제품 대비 g당 가격을 낮춘 결과 올해 평균 월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량 신장했다.
오리온 제품 모음. 사진/오리온
반면 제과시장을 두고 오리온과 경쟁하는
롯데제과(280360)는 씁쓸한 상황이다. 오리온에게 뺏긴 제과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해야하는 데에도 실적 성장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롯데제과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579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 감소한 449억원으로 나타났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받은 데에다가 주력 사업인 건과 매출이 부진한 탓이다. 롯데제과IR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건과 매출은 24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초콜릿 관련 매출은 증가했으나 껌, 캔디, 비스킷 등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이외에도 초유프로틴365 카테고리 경쟁 강화에 따른 매출 성장 정체로 헬스푸드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1% 줄었다.
앞서 롯데제과는 2019년 오리온이 4년 간 지키던 제과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다시 오리온에게 내줬다. 롯데제과는 건강기능성, 무설탕, 식물성 콘셉트의 제품 출시하는 한편 향후 저탄수화물, 유기농 등의 콘셉트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주력 사업인 건과의 경우 스낵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껌 소비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2022년 각 국가의 주력 신제품 매출 성장과 채널 전략, 코로나19 대비 비용 부담이 사라지며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롯데제과는 국내 주력 건과시장 축소, 원가 부담 등으로 2개 분기 연속 아쉬운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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