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결제 플랫폼 리뉴얼에 돌입했지만 고객들의 사용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사의 사용 환경을 모방하고 기능을 추가했지만 오히려 효용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앱을 리뉴얼하면서 오류가 더 늘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 기준)에서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평가한 금융 앱 점수(5점 만점 기준)를 비교하면 간편결제사와 카드사 간 점수 차이가 최대 3점까지 벌어졌다. 4대 간편결제사의 평균 앱 평가 점수는 4.4점이었다. 업체별로는 △삼성페이 4.9점 △카카오페이 4.6점 △토스 4.3점 △네이버페이 3.8점 등이었다.
7개 전업 카드사의 평균 결제 앱 점수는 3.3점이었다. 상당수의 업체가 3점대에 몰려 있고 1점대를 받은 업체도 나왔다. 카드사별로는 △신한플레이(신한카드) 1.8점 △우리원카드(우리카드) 3.1점 △현대카드 3.1점 △롯데카드 3.3점 △삼성카드 3.5점 △하나원큐페이(하나카드) 3.8점 △KB페이(국민카드) 4.8점 등의 순으로 점수가 낮았다.
카드사들이 최근 앱 리뉴얼에 잇달아 나섰지만 기존 간편결제사에 비해 저평가를 받은 건 앱을 개편하면서 사용 편의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리뉴얼 후 결제 과정 등에서 오류가 더 늘어난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실제 신한카드의 경우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대대적으로 변화를 꾀했지만 소비자들은 기존 앱보다 오히려 더 낮은 평가 점수를 매겼다. 주요 지적 사항은 리뉴얼 이후 UI(User Interface)가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첫 화면에 이용 실적 등 주요 결제 영역에 초점을 맞춰 직관성이 높았다면 현재는 결제·뱅킹, 멤버십, 신분증 등이 메뉴가 추가되면서 원하는 기능을 한 번에 찾기 어렵다는 불만이 주를 이룬다. 신한플레이 한 이용자는 "지금처럼 사용 방법이 숙달돼야 하는 UI는 최악"이라며 "이렇게 기능을 숨겨놓는 것도 힘들겠다"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들 역시 "숨은그림 찾기인가", "미로 찾기도 아니고 몇 번을 돌아야 메뉴를 찾는 건가" 등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로딩 시간이 길어지고 오류가 발생한다는 불편 사항도 접수됐다. 아울러 업데이트 이후 교통카드 결제 기능 역시 작동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종종 꼽혔다.
우리원카드 역시 앱 리뉴얼 이후 구동 속도가 느린 데다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팝업 광고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밖에 삼성·현대·롯데카드 등의 앱도 먹통 현상이나 로딩 오류가 발생한다고 고객들이 호소했다.
국민카드 등의 경우에는 결제 범용성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계좌결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사용 횟수가 많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핀테크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은 IT 부서가 활성화되지 않아서 혁신적이거나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하기보다 기존 질서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IT 기반의 기업과 같이 고객의 편의성을 중심으로 앱을 구성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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