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진단 안하고 휴게시간 '미흡'…야간근로 사업장 적발
사업장 51곳 조사 결과, 17곳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야간노동' 뇌심혈관계 질병·사망 높여 '주의 필요'
8월 의무 설치 다가오는데, 휴게시설 미설치 사업장도
2021-11-24 17:39:40 2021-11-24 17:39:4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최근 코로나19로 업무량이 급증한 유통업, 운수·창고업, 제조업 등을 대상으로 야간노동환경 실태를 점검한 결과, 다수의 기업들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은 노동자 건강보호를 위해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휴게시설 조차 없었다.
 
고용노동부가 24일 공개한 야간근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사업장 51곳 중 17곳(33.3%)이 야간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상 야간노동는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하는 경우를 말한다. 야간노동는 흔히 '과로사'라고 불리는 뇌심혈관계질환 가능성을 높이는 노동행태다. 근로기준법은 노동자 보호를 위해 특수건강진단 실시, 휴게시간 준수, 휴게시설 설치 등을 사업장의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근로감독은 코로나19로 업무량이 증가한 유통업과 물류업, 상시적으로 야간노동를 하는 제조업 등 3개 업종 5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고용부 감독 결과 17곳에서 일부 노동자에 대해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은 6개월간 야간노동를 월평균 60시간 이상 수행한 노동자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유해인자별 검진을 받을 수 있는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유통업과 물류업에서 일용직 노동자들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미실시가 많았다. 고용부는 이들 17곳에 총 5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또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거나 설치를 했더라도 남녀를 고려하지 않은 사업장도 적발됐다. 15개 사업장에서는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정부가 감독 대상 51곳에서 실제 야간노동를 하는 노동자 1만여명(응답자 8000여명)을 대상으로 야간노동 실태에 대한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간노동 형태는 교대근무가 64.8% 가장 많았다. 야간노동 전담은 35.2%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야간노동시간은 8시간 미만이 61.5%, 8시간 이상은 38.5%였다. 1일 야간노동 중 휴게시간은 1시간 이상이 56.6%, 1시간 미만은 43.3%였다. 이들이 야간노동를 하는 이유는 '수당 등 경제적 이유'(55.8%)가 가장 많았다.
 
이들은 아울러 야간노동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휴게시설 확충과 충분한 휴게시간 부여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이번 근로감독과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야간노동 사업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내년 8월부터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되는 만큼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화진 차관은 "야간근로는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 기업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휴게시설 개선과 충분한 휴게시간 부여, 건강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24일 공개한 야간근로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사업장 51곳 17곳(33.3%)이 야간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은 창고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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