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한달②)중환자 병상 '꽉 찼다'…불투명한 '2단계'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 85.4% '포화 상태'
수도권 1일 이상 병상 대기자 1265명…70세 이상 486명
전문가 "체육관 등에 간이 중환자실 만들어야"
2단계 전환 불가능…결국 '방역 패스' 강화 유력
"미접종자·병상 이동 거부자에 치료비 자부담 검토 중"
2021-11-29 06:00:10 2021-11-29 06:00:10
[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연일 최다치 경신하면서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로의 전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이미 85%를 넘어서는 등 의료대응 체계 붕괴에 직면한 상황이다. 정부도 행정명령을 통한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체육관 등을 활용한 임시 병상 마련과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647명으로 나흘째 600명대를 보이고 있다. 사망자도 56명으로 집계되면서 위중증과 사망자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27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5.0% 수준을 보인 바 있다. 보유병상 1154개 중 입원 가능 병상은 288개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만 보면, 이미 85.4%가 가동 중이다. 특히 하루 사이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6.1%로 더 높다. 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일반 병상은 69.8%가 찬 상태로 1만755개 중 3253개가 비었다.
 
이 때문에 입원 대기 상태에서 병상을 받지 못하거나 병상 배정 도중 사망하는 중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입원 대기 중 사망한 코로나19 환자는 6명이다.
 
이날 0시 기준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1265명이다. 1일 이상은 649명, 2일 이상 282명, 3일 이상 204명, 4일 이상 130명이다. 대기자 중 70세 이상 고령은 486명, 고혈압,당뇨 등 질환 및 기타사항은 779명이다.
 
이 뿐만 아니다. 코로나19 중환자가 증가하면서 일반 응급환자들도 병상을 구하지 못해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는 심장질환을 앓던 70대 여성이 중환자실이 비기를 기다리다 증상이 악화해 집에서 사망하는 사례도 나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막지 못할 경우 의료 붕괴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급병원에서는 더 이상 중환자 병상을 확보할 수 없다. 현재 일반 환자들도 피해가 큰 상황"이라며 "정부가 국립병원을 중환자 병상으로 개조하거나 체육관 등 시설에 간이 중환자실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각 병원에서 의료진을 차출해 순환 근무하고 필요한 기계는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이 부분은 정부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사립병원이 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고심도 역력하다.  정부는 현 방역 상황을 놓고 29일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를 통해서는 방역패스 확대 및 수도권 특별 방역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방역 강화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당초 계획한 '일상회복 2단계'로의 전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천은미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2단계로의 전환은 불가능하다. 거리두기 등 방역 강화와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할 수 있는 고령층의 접종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방역 강화를 못하겠다면 공공기관만이라도 모임을 자제하게 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데 현재 기본적인 지침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단계 전환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정부는 지난달 백신 접종 완료율 70% 달성을 자화자찬하기 바빴다. 부스터샷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을 제외한 비상계획이 이미 시행 중이다. 거리두기를 강화해서 환자 수를 줄이는 것 밖에 답이 없다"고 조언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일상회복 시행을 중단할 경우 소상공인들로서는 벼랑 끝에 내몰릴 수 밖에 없어 결국 방역 패스 강화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접종자·병상 이동을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 치료비를 자부담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647명, 사망자는 56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사진은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위중증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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