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in LA!①)2년 만에 투어…세계 아미들 "분출의 축제"
용광로 함성 들끓는 소파이 스타디움…"BTS 특별한 점은 팬들과의 연대감"
2021-11-28 15:05:28 2021-11-28 18:20:02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뻥 뚫린 캘리포니아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쾌청한 표정이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에 서니, 세계적인 감염병 장기화로 인한 답답함이 잠시나마 사라졌다.
 
방탄소년단(BTS)이 이날 오후 팬데믹 후 2년 만에 펼치는 스타디움 월드 투어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엘에이(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는 시작 전부터 7만 관객들의 함성으로 들끓었다.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하는 공연을 앞두고 소파이 스타디움 인근 잉글우드 800m 가량 대로변은 차량과 인파로 가득찼다.
 
대로 입구부터 BTS 히트곡 '퍼미션 투 댄스(PTD)', '버터(Butter)'를 프린팅한 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러 빛깔의 눈동자를 지닌, 전 세계 아미(BTS 팬덤)들은 BTS 응원봉(아미밤)을 들고 행진했다. 
 
멤버들 얼굴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유엔(UN) 총회에서 선보인 '퍼미션 투 댄스'의 '수화 댄스'를 추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 곳이 한국인지 LA인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가 열리기 직전 모습. 사진/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번 투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실상 처음 열리는 대면 행사라 의미가 남다르다. 
 
제목에 차용된 '퍼미션 투 댄스' 메시지처럼, 어디에 있든 누구나 함께 춤추는 것을 허락받았다는 기쁨을 담은 축제로 꾸며진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왔다는 올리사, 디나는 "오늘 마음껏 울기 위해 티슈를 챙겨왔다"며 웃었다. 사진/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해외 아미들은 "오늘은 2년 간 억눌러왔던 감정을 분출(exploding) 하는 날"이라며 "BTS와 아미 모두 전부 울게 되는 새로운 공연 역사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왔다는 올리사, 디나는 "러브 유어 셀프라는 메시지 때부터 BTS를 좋아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전 세계 국경을 넘어 온 팬들을 보면서 BTS 팬덤이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라이프고스온' 같은 노래들이 팬데믹 기간 힐링이 많이 됐다"고 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가 열리기 직전 모습. 사진/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번 LA투어가 열리는 소파이 스타디움은 지난해 9월 개관한 시설이다. 약 7만명 규모가 수용 가능하므로, 이번 공연은 약 4일간 최소 15~20만명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별도의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공연을 시청할 수 있는 'LIVE PLAY in LA' 이벤트도 마련된다. 관람객들은 소파이 인근 공연장 '유튜브 시어터(YouTube Theater)'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다. 이곳에서도 응원봉 아미밤을 연결해 생생한 현장감을 즐길 수 있다.
 
이 인근에서 만난 캐나다 출신 린다, 에이미, 앤젤러는 "BTS는 에너지가 넘치고 곡 하나하나에 메시지가 있다"며 다른 팝 가수들과 다른 점은 "팬들과의 연대감"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팬데믹 기간 중 온라인 공연을 3일간 아침마다 돌려봤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며 스스로를 지켜라라고 해준 말들과 음악들이 이 힘든 시기에 실제로 위로가 됐다. 오늘 안 울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며 웃어보였다.
 
캐나다 출신 에이미, 앤젤러는 "BTS는 에너지가 넘치고 곡 하나하나에 메시지가 있다"며 다른 팝 가수들과 다른 점은 "팬들과의 연대감"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사진/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들은 케이팝 역사도 줄줄 꿰고 있었다.
 
에이미는 신화 이민우에서 시작해 빅뱅, BTS로 이어진 케이팝의 오랜 팬이다. 린다는 동방신기부터 팠고, 앤젤러는 TXT, 스트릿트 키즈 같은 최신 K팝 그룹까지 좋아해오고 있다.
 
팬데믹 상황에 따라 이번 LA 공연이 세계 투어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최근 '아메리칸뮤직어워드' 대상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상 수상과 내년 그래미어워즈 '베스트 팝 그룹/듀오' 2년 연속 후보로 오르면서 미국 팝 시장 내 영향력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아미의 힘, 방탄 신드롬 2막이 열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디움에서 50분 거리 LA 다운타운에 산다는 캐롤라인, 올린, 마리아는 "아메리칸뮤직어워드(AMA)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한 이후 실제로도 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이 더 쏠리는 것 같다"며 "오늘도 이스라엘에서 온 팬들과 함께 BTS가 음악 산업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이들은 "BTS는 아미가 퍼스트다. 그것이 미국 서부 아티스트와는 다른 차별점"이라며 "팬 베이스로 계속해서 BTS는 커넥션을 하려고 한다. 오늘 2년 만의 이 자리에 온 것이 특별하고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잉글우드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 LA 다운타운에 산다는 캐롤라인, 올린, 마리아가 '퍼미션 투 댄스' 춤을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날 공연을 앞두고 스타디움 내 멤버들의 리허설 소리만으로도 현장은 용광로처럼 뜨거운 함성이 들끓었다.
 
공식 티셔츠를 판매하는 굿즈 차량도 긴 줄이 늘어서 열기를 체감케 했다.
 
지난 10년 간 세계 대중음악계의 수많은 스타들의 티셔츠를 팔아온 크루스는 "BTS는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팔았다"며 "오늘이 가장 바쁜 날"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미국의 전설적인 하드록 밴드 키스를 비롯해 스눕독, 러너드 스키너드, 웨일런 제닝스 등의 티셔츠를 팔아왔다. 
 
크루스에 따르면 BTS는 이날 영업 시작 30분 만에 500장 정도 팔았고, 공연 시작 1시간 전까지 약 8000장 정도를 팔아치웠다. 그는 "어제는 하루 매출이 1.8만달러(2152만 8000원)에 달했다. 10년 간 이 업에 종사해왔는데 이런 전례가 없다"고 했다.
 
미국 전설적인 하드록 밴드 키스를 비롯 스눕독, 러너드 스키너드, 웨일런 제닝스 등의 티셔츠를 팔아온 크루스는 "BTS 티셔츠를 판 날이 10년 중 가장 바쁜 날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사진/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날 첫 공연을 올린 BTS는 28일과 12월 1~2일(이하 현지시간) 공연을 이어간다. 마지막 회차 공연(12월2일)은 팬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에서 이용권 구매 후 제공되는 생중계 링크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로스앤젤레스=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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