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 수준인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상승률도 11월 전망 수준인 2.3%를 상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은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2일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의 국제유가 흐름, 유류세 인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점차 둔화되겠지만,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 확대, 공급병목의 영향 등으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대를 웃돌았다가, 지난 10월 3.2%, 11월 3.7%를 기록하면서 2개월 연속 3% 선을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2011년 12월(4.2%) 이후 9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한은은 11월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전망 당시 예상 수준을 상회함에 따라, 올해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 수준(2.3%)을 다소 웃돌 것으로 판단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 기준으로 지난 10월 배럴당 81.2달러, 지난달 1~19일 81.2달러, 22일~이번 달 1일 76달러로 점차 낮아졌다. 지난달 12일 시행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는 이달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월 수준(3.2%)을 웃돌 것으로 관측은 했지만, 상회폭이 예상보다 컸다"며 "이는 통신비 지원의 기저효과가 대부분 사라졌으나 석유류 및 농축산물 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데다, 내구재, 섬유제품, 외식 등을 중심으로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9월 22%, 10월 27.3%, 11월 35.5%로 확대됐고, 채소 가격은 한파, 배추무름병 등 영향으로 10월 -17.4%에서 11월 9.3%로 상승 반전했다. 축산물 가격도 가정 내 수요 증가, 물류비 상승 등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13.3→15%)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 등으로 향후 물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글로벌 공급병목이 심화·장기화될 경우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인플레이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2일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 수준인 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은 지난달 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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