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물가가 크게 뛰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로 전년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1년 12월 4.2% 상승 이후 9년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올 초 다소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 2.3% 상승을 시작으로 5월(2.6%), 6월(2.4%), 7월(2.6%), 8월(2.6%), 9월(2.5%) 6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가다 지난 10월 3.2% 뛰었다.
월별 소비자물가지수 동향.표/통계청.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0월 소비자물가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가 축소되면서 공공서비스 가격 오름세는 둔화됐지만 농·축·수산물과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확대돼 상승 폭이 전월보다 0.5%포인트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하는 등 2011년 11월 6.4% 상승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석유류 물가는 35.5% 올라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휘발유 33.4%, 경유 39.7%, 자동차용LPG 38.1%, 등유는 31.1%씩 상승했다.
또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전년 대비 7.6% 올랐다. 이 중 오이(99.0%)와 상추(72.0%) 등의 상승폭이 컸고, 달걀(32.7), 수입쇠고기(24.6) 등도 크게 올랐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2%를 기록했다. 집세는 1.9% 올라 2016년 4~6월 3개월 연속 1.9% 상승률을 보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전세는 2.7% 올라 2017년 10월(2.7%) 가장 많이 올랐고, 월세는 1.0% 뛰어 2014년 6월(1.0%)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소비가 늘면서 서비스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생선회(9.6%) 등 외식이 3.9% 오르고 보험서비스료(9.6%) 등 외식 이외 서비스도 2.3% 올라 개인서비스는 3.0%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공공서비스는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기·수도·가스는 전기료(2.0%), 상수도료(0.9%), 도시가스(0.1%) 모두 오르며 1.1% 상승했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국제유가나 곡물값, 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 때 공업 제품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 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 소비 심리 회복 등을 볼 때 다음 달도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보이면서 석유류 가격은 둔화되는 등 이달 지표보다는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4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10월 말까지 누적 물가 상승률은 2.2%로 연간으로는 한국은행(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4%)의 최근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어려운 물가 여건 아래 12월 내내 서민 생활 물가가 최대한 안정 관리되도록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물가 동향에 대한 주기적인 장관 주도의 점검 체제와 분야별 물가 부처 책임제 도입, 지자체 물가상황실(TF) 가동 등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 대응 역량을 총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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