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국내 화학사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적용한 탄소 포집·활용(CCU) 설비의 실증을 완료하고 상업화를 위한 설계에 돌입했다. CCU 기술을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배터리 소재 생산 연료로 투입하는 등 탄소중립 성장 기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여수 1공장 내에 CCU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9개월 간의 실증 운영을 진행하고 탄소 포집용 기체분리막의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실증 과정에서 수집, 분석한 데이터 및 운전 기술을 바탕으로 설비 상업화를 위한 설계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설비.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향후 경제성 검토를 거친 후 2023년 하반기 내 상업생산을 목표로 약 600억 원을 투자하여 대산공장 내 약 20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과 액화 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화학군이 올해 2월 발표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전략 '그린 프로미스 2030'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탄소중립성장과 친환경 사업확대를 중점 추진 중이다.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와 탄소배출권 가격 증가 등이 산업계의 이슈로 대두됨에 따라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롯데케미칼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을 적극 검토해왔다.
이번에 실증 완료한 기체분리막 기반의 탄소포집 설비는 화학 성분의 흡수제를 사용한 습식·건식 포집 설비에 비해 환경오염이 적고 공정이 간단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운영비와 작은 부지에도 설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케미칼은 고분자 기체분리막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내 강소기업 ‘에어레인’과 손잡고 CCU 사업화에 나섰다. 지난 9월에는 국내 화학사 최초로 조성한 500억 원 규모의 ESG 전용펀드를 활용해 에어레인에 50억 원 규모로 지분 투자하고 친환경 기술확보를 위한 협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CCU 및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 사업. 자료/롯데케미칼
황진구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CCU 기술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제품·원료화 및 기술 라이선스 확보로 미래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보탤 것”이라며 “공장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기체분리막을 활용한 CCU 설비 상업화를 실현해 내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통해 포집된 CO2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유기용매 소재인 고순도 에틸렌 카보네이트(EC), 디메틸 카보네이트(DMC)와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의 원료로 투입하는 한편 드라이아이스와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 외부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고순도 EC, DMC 생산 설비 및 연관 사업에 총 3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CCU 설비를 통해 원료를 내부 조달하여 원료 및 제품의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꾀한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 확대에 발 맞추어 사업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여수공장 설비 확장 및 그린메탄올 생산 등에 CCU 기술을 적용해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규모를 2030년까지 연간 50만 톤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은 물론 국가적인 탄소중립정책을 석유화학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실현한다는 목표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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