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청년세대 표심이 내년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인 '공정' 쟁탈전이 치열하다. 유력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일정 중심을 청년과의 접촉에 맞추고 있지만 각종 악재로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선점했던 공정, 잇단 망언에 이준석 사태 겹치며 추락
윤 후보는 출마선언부터 '공정과 상식'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정 이슈를 선점했다. 조국 사태에 대한 반사이익도 컸다. 하지만 거듭된 내홍을 겪으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청년인 이준석 당대표 패싱 논란도 악재 중 하나였다. 이 대표가 영입을 반대했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도 선대위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돌연 종적을 감추며 잠행 시위로 맞섰다.
급기야 지난 1일 윤 후보를 지지했던 청년들이 지지를 철회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팀 공정의 목소리'는 "청년세대에 대한 불통 행위는 가히 최고조"라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돌아섰다. 과정의 공정을 중시하는 청년세대 입장에서는 윤 후보의 당대표 패싱 등이 불통, 불공정으로 비쳐졌던 것이다.
윤 후보의 잇단 망언도 청년세대의 표심을 돌아서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정부의 최저시급제, 주52시간제라는 게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기업 운영에 지장이 많다"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비현실적 제도를 철폐해 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주120시간, 육체노동 비하 등 청년 코드와 맞지 않았던 발언들이 상기됐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윤 후보가 청년세대에 대해 전혀 이해를 못하는 같다"며 "청년들은 과정과 결과 모든 것에 있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을 하루 앞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리는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조동연 등 청년인재 영입 문제로 시비
연일 청년층과의 눈높이 맞추기에 애쓰고 있는 이재명 후보는 지난 2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며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이 후보가 쇄신과 반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조국의강'을 건너려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조국 사태에 분노한 청년세대 마음에 접근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 외부인재 영입 과정에서 다시금 공정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외부인재 1호로 30대의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발표식에서 "조 교수는 항공우주 분야의 전문가"라고 치켜세웠다.
당장 조 교수가 항공우주 전문가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조 교수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7년간 복무한 군인이다. 또 석·박사 이력을 보면, 조 교수는 군 복무 도중에 경희대 아시아태평양지역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공공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조 교수의 이력 중 항공우주 관련은 올해 펴낸 <우주산업의 로켓에 올라타라> 책이 사실상 유일하다. 심지어 항공우주학회에도 지난해 4월에서야 가입했다.
여기에 이 후보가 '청년 인재 4인'(김윤기 AI 개발자, 김윤이 데이터전문가, 송민령 뇌과학자, 최예림 인공지능 연구자)을 추가로 발표하자, 당내 청년들 사이에서조차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홍모씨는 지난 2일 이 후보에게 "(이들이)나를 대표할 평범한 청년인가에 대한 비판여론이 있다"고 했다. 조 교수를 포함해 5명의 외부인재 모두 고스펙으로, 평범한 다수의 청년을 대변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외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조 교수의 이력을 보면 항공우주 분야를 연구한 흔적이 사실상 없다"며 "이런 사람을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1호 인재영입을 한 것이야말로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홍 소장도 "청년세대는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항공우주 이력 자체가 사실상 없는 사람을 전문가라고 데리고 와 청년세대를 대변한다면, 납득이 되겠냐"며 "이 후보도 청년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을 방문해 지지 호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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