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덮친 리스크)③'첩첩산중' 남양유업…최악의 해
1~3분기 누적 적자 580억원…전년보다 더 불어나
'불가리스 논란' 오너리스크 신호탄…결국 경영권 매각까지
한앤코와 법적 분쟁 중…답변서 미제출 '시간끌기' 의혹도
2021-12-07 06:00:00 2021-12-07 06:00:00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로 올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 효과 주장으로 시작된 숱한 논란은 오너리스크로 번졌고 결국 오너 일가의 경영권 매각,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등 기업 명운까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3분기 남양유업(003920)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든 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은 매출액 감소에 이어 23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159억원에 달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분기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내면서 남양유업의 적자폭도 크게 확대됐다. 남양유업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손실(472억원)보다 더 확대된 수준이다.
 
남양유업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건 지난 4월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 효과 주장으로 촉발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오너리스크 때문이다. 1분기 100억원대 수준의 남양유업 영업손실이 2분기부터 200억원대로 확대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코로나19 저감 효과 주장은 오너리스크 촉발 신호탄이 됐다. 앞서 남양유업은 자체 심포지엄을 통해 자사 유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없이 이 같은 효과를 주장했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 당했다.
 
이에 홍 회장은 지난 5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을 매각하려했으나 지난 9월 홍 회장이 한앤컴퍼니에 매매계약해제를 통보하면서 끝내 불발됐다. 현재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는 매매 계약 유효성 여부를 다투는 소송을 진행 중인 만큼 남양유업 매각과 관련된 논란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사진/유승호 기자
 
이런 가운데 최근 홍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과 상호협력 이행협약을 체결하면서 제3자 매각 대상자로 낙점했다. 제3자에게 법적으로 주식 양도가 가능해지는 경우에 한해 홍 회장 측이 대유위니아그룹에 주식을 양도하고 경영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조건부 약정을 체결한 것이 핵심이다. 
 
다만 홍 회장이 제3자에게 주식 양도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에서 승소를 해야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2일 열린 한앤컴퍼니와 본안 소송에서 홍 회장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남양유업 정상화 시점 역시 크게 늦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재 판부는 홍 회장 측이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고 다음 변론기일을 내년 1월 13로 정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전년 대비 7.95% 감소한 94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남양유업의 매출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건 11년 만이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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