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공식 서열이 상승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보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주기 관련 행사에서 김 부부장의 호명 순서가 당겨진 점을 미뤄, 당 최고 결정기구인 정치국에 재입성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노동신문은 전날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10주기 중앙추모대회에 참가한 간부들을 소개하면서 김 부부장의 이름을 정치국 위원인 리일환, 정상학, 태형철, 오수용, 김재룡, 오일정, 김영철, 정경택 다음에 호명했다.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성남 당 국제부장과 허철만 간부부장 보다 앞서 소개됐다. 중앙추모대회 주석단을 중계한 조선중앙TV 화면에서는 김 부부장이 김 위원장 왼쪽의 김덕훈 총리, 정치국 위원인 오수용, 김재룡, 김영철 다음에 서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 6월30일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방영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이 그동안 정부 주요 행사에서 권력서열 순서로 당 고위인사 이름을 호명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부부장의 공식 서열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또 김 부부장의 이름을 정치국 위원들 다음에 불렀다는 점에서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에 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북한 매체를 통해 김 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이나 후보위원에 선출됐다는 소식이 공식적으로 전해진 바는 없다.
김 부부장의 직위가 상승했다면 대외적으로 외교적 역할을 수행할 때 권위와 명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 부부장은 당·국가직의 서열과 관계없이 백두혈통으로서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도 "대외활동에 있어 당·국가직의 직책과 직위가 상당히 상승됐다면 나름 역할에 있어 명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김 부부장이 지금까지 개인 담화를 내는 것을 볼 때 대남·대미 문제에 대해서는 수장을 맡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그러나 이것은 개인적인 담화 형식이고, 김 부부장이 정치적으로 대외, 외교적으로 활동할 때 정치국 위원 또는 후보위원직을 가진다는 것은 김 부부장의 역할에 대해서 권위, 명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해석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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