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김민기, 한대수와 함께 1970년대에 활동한 '1세대 포크 가수' 양병집(본명 양준집)이 별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 빈소가 마련됐다.
28일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양병집의 유족은 이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성당 본당 영안실에 빈소를 차렸다.
고인은 지난 24일 용산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친분이 있던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와 생전 자주 찾던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약속했으나 나타나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지인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고인을 발견했다.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전해진다.
저항 포크의 상징적인 인물인 고인은 증권사 직원으로 근무하던 1972년 '월간 팝송'이 주최한 '제1회 포크 콘테스트'에 참가하면서 본격 음악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미국 포크 록 대부 밥 딜런의 '돈크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 라이트(Don't Think Twice,Its All Right)'에 우리말 가사를 붙인 '역(逆)'으로 3위를 했다.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란 유명한 노랫말로 시작하는 노래다. 훗날 고(故) 김광석이 리메이크해 불러 다시 인기를 얻었다.
1974년에는 1집 '넋두리'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은 서슬퍼런 유신정권의 검열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발매 3개월 만에 판매금지처분을 받기도 했다.
1986년 호주로 이민을 가면서 한동안 음악활동을 접었다. 2001년 현지 영주권을 포기하고 귀국한 뒤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자전적 소설 '밥 딜런을 만난 사나이'를 펴냈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에 하며, 장지는 강원 철원군 목련공원이다.
죽기 전 제대로 된 목소리가 담긴 음반을 남기고 싶었다는 양병집은 지난 2013년 자신을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싱어&가사라이터'라고 불러달라며 각기 느낌이 다른 수록곡들을 엮은 8집 '에고 & 로고스(EGO & LOGOS)'를 냈다. 사진/비제이기획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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