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코로나19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년째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위를 제외한 업체들은 더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1년 1월 18일 서울 서대문구 한 코인노래방에서 고객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강도 거리두기로 현재 사적모임 인원은 4인으로 제한됐고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영업시간이 단축돼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상황에서 외출을 꺼리는 이들까지 생겨나면서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업종별 1위 업체와 나머지 업체 간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1위 업체인 스타벅스에는 사람이 몰리지만 골목상권 내 소상공인 커피전문점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든 경우다.
대기업을 제외한 자영업자들 내에서도 1위 업체와 나머지 업체 간 이분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입소문을 탄 가게의 경우 손님이 몰리지만 나머지 가게에서는 사람이 줄었다. 전체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나타난 변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1위 가게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손님이 차선으로 다른 가게를 이용했지만 지금은 전체 이용자 수가 줄어들어 차선을 선택하는 경우도 줄었기 때문이다.
코인노래연습장에서도 양극화는 두드러지고 있다. 코인노래연습장 이용자가 많은 시기에는 가장 선호하는 1위 업체에 사람이 몰려 수용할 수 없을 때 이용자들은 근처에 있는 다른 2위, 3위 업체를 찾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전체 이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1위 업체만으로 이들을 수용하는 것이 가능해지자 나머지 업체들은 폐업 위기에 놓였다.
이재인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 이사는 “코로나로 인해서 자영업자는 변화했다. 기존에는 1등, 2등, 3등이 공존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등만 살아남고 있다”며 “집중화가 심해져서 다 같이 공존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그 배경으로 단골을 꼽았다. 기존 단골을 많이 확보한 1위 매장의 경우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단골이 적고 유동적인 손님이 주를 이룬 다른 매장의 경우 피해가 극심해 폐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터디카페 역시 비슷하다. 이용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동네 1위 업체만 영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최부금 전국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공동대표는 “스터디카페에서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경쟁심을 느끼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도 없는 공간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을 찾게 되는 것 같다”며 “1위 매장을 제외하면 24시간 영업이 가능함에도 새벽 영업을 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용료를 50%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해도 등록자는 없었다고 한 스터디카페 운영자는 전했다.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소위 인기가 없는 매장은 고사 위기다. 사람이 적은 스터디카페의 경우 사람이 적어 매장 난방을 부실하게 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렇게 되면 적은 이용자마저 떠나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다.
이같은 양극화가 자영업자의 폐업을 가속화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위 이름난 곳, 즉 프랜차이즈형 매장을 제외하면 살아남긴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이들은 상가 재계약 시기인 다음 달부터 문을 닫는 매장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반발해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오후 9시 이후 업소의 간판 불과 업장 불을 켜놓는 점등시위를 진행한다. 오는 10일에는 여의도에서 단체 집회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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