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대남' 윤석열에 이재명 경고 "정치가 지역 이어 성별 갈등 확산시켜"
이재명, 긴 시간 할애해 여성 차별 현실 청취…"정치권의 의도적 분열 책동 전략"
휘발성 큰 사안에 살얼음 조심조심…"불합리한 차별 안돼" 다시 사이다로
2022-01-10 17:40:42 2022-01-11 00:09:02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여성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특별히 여성을 지원할 이유가 있냐'는 질문을 던지며 여성 차별 현실을 청취했다. 2030 남성을 중심으로 최근 이 후보를 향해 '여성 편 드냐'고 비판하자, 여성들이 자신의 차별적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줬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성)을 타깃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월 200만원" 등을 공약하면서 젠더 갈등이 다시 부각되자, 이에 대한 맞불 의미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정치권이 지역주의에 이어 남녀갈등을 이용해 표심을 확보하는 행태를 지적하며 '모든 국민은 차별받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10일 오후 동작구 스페이스살림에서 '여성스타트업 대표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여성의 육아, 경력단절 등과 관련한 스타트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4명의 여성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일부 남성들 중심으로 제기된 '여성을 지원할 이유가 있냐' 질문을 여성 대표들에게 대신 던지며 차별적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는 "(남성들이)이것을 꼭 물어봐 달라서 했다"며 "여성들이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남성에 비해서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특별한 보호가 어떤 점에서 필요한지에 대해서 꼭 물어봐 달라고 했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여성 스타트업 대표들은 '투자 유치'의 어려움을 꼽았다. 연현주 청년연구소 대표는 투자자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심사 중에 '아이를 낳으면 일을 계속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받는데,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여성이 출산 등)다른 이유로 관둘 것 같아서 겁이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여성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며 간담회 절반을 '성차별 현실'에 대해 청취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제가 이 말을 왜 물어봤냐면, 성별 간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확대시킨다고 해야 할까, 그 중 한 부분이 (여성에 대한)부당지원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말씀을 들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정치인이 지역주의를 넘어 남녀 갈등을 표 확보에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때 정치권의 의도적인 분열 책동 전략 때문에 지역으로 나뉘어 서로 증오하고 갈등했던 일이 있었다. 요즘은 성 갈등을 정치적으로 너무 확대시키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윤석열 후보의 정책 행보에 가타부타할 것은 아니지만 (여성가족부를) 폐지한다, 강제한다를 넘어서서 어떻게 하면 우리사회가 더 개선될 수 있을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단 7글자의 주장에 그 어떤 근거나 설명, 대안이 없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 참석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그간 2030세대의 젠더 갈등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해왔다. 휘발성이 강한 사안인 까닭에 살얼음 걷듯 몸을 낮췄다. 그렇게 된 계기도 있었다. 이 후보는 대선후보로 확정된 이후인 지난해 11월 2030 남성들 중심 커뮤니티인 펨코에서 '역차별'을 언급한 글을 공유하며 해당 글을 읽어볼 것을 선대위에 권유한 바 있다. 한동안 이 후유증에 시달리며 해명을 내놔야 했다.  
 
또 이 후보가 최근 CBS '씨리얼'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남성들을 중심으로 '페미니스트 프로그램 출연을 철회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후보 측은 결국 해당 프로그램 출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일종의 눈치보기를 이어왔다. 
 
또 다시 논란이 된 것은 이 후보의 닷페이스 출연이었다. 남성 지지자들은 닷페이스 역시 '극단적 페미니스트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출연을 철회하라고 맞섰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출연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어떤 영역에서도 합리적 이유 없이 불합리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원칙"이라며 "남녀 간에도 차별적 요인이 있다면 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스페이스살림에서 열린 ‘일하는 여성을 위한 스타트업 대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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