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스위스 해운사 MSC가 50년 만에 덴마크 머스크를 제치고 선복량 세계 1위에 올랐다. 호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진 세계 해운사들이 적극적으로 선박 발주에 나서면서 해운업계 순위 변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체적인 공급망 확보를 기조로 하는 해운업의 변화도 예상된다. 단순히 선박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운송과 보관 그리고 유통 수단 확보 등이 연계된 형태로 해운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어서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17일 프랑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날 기준 MSC의 선복량은 428만7933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선복량은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양을 말한다.
같은 날 머스크의 선복량은 427만5542TEU로 집계됐다. 세계 선복량 점유율은 MSC가 17%로, 머스크 16.9%를 소폭 앞섰다.
MSC는 그동안 머스크에 이은 '만년 2위' 해운사였다. 하지만 지난해 공격적으로 선박 주문에 나서면서 수십년 만에 머스크를 꺾고 1위를 쟁취했다.
주문해놓은 선박 또한 MSC가 108만9808TEU로, 머스크 31만9100TEU를 크게 앞서 두 해운사의 격차는 앞으로도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순위가 바뀐 건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3위를 기록했던 중국 코스코도 프랑스 CMA CGM에 자리를 내줬다. 이날 기준 코스코의 선복량은 293만2559TEU로, 세계 점유율 11.6%를 기록했다. 같은 날 CMA CGM은 319만4930TEU를 기록하며 12.7% 점유율로 코스코를 앞섰다.
이어 선복량은 △독일 하팍로이드 174만3983TEU(6.9%) △일본 원 153만1510TEU(6.1%) △대만 에버그린 147만7644TEU(5.9%) △한국
HMM(011200) 81만9790TEU(3.2%) △대만 양밍 66만2047TEU(2.6%) △이스라엘 짐 41만9064TEU((1.7%) 순이다.
스위스 해운사 MSC가 50년 만에 덴마크 머스크를 제치고 선복량 세계 1위에 올랐다. 사진은 1만1700TEU 컨테이너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해운사 선복량 순위는 앞으로도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컨테이너선사들은 코로나19로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임이 오르자 막대한 이익을 기반으로 새 선박 발주를 크게 늘리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10위권 선사들의 새 선박 주문량은 433만173TEU, 342척에 달한다.
특히 현재 7위 대만 에버그린의 선박 발주량이 많아 1~2년 후에는 6위 일본 원을 꺾을 것이란 관측이다. 에버그린의 선박 발주량은 60만7406TEU로, 세계 10위권 내 선사 중에선 MSC 다음으로 많다.
한국 해운사 HMM의 경우 이날 기준 새 선박 발주량은 16만1088TEU다. 주문한 선박을 모두 인도받으면 100만TEU 이상을 달성하지만 대만 에버그린이나 일본 원을 따라잡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9위 양밍과의 격차는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밍은 현재 HMM보다 절반 이상 적은 5만9300TEU를 주문한 상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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