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모의실험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제조·발행·유통 기능이 정상 작동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한은은 이를 토대로 오는 6월까지 인터넷 단절 상황에서의 '오프라인 결제' 등 다양한 추가 기능 적용 가능성을 점검해 2단계 실험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작년 말 CBCD 모의실험 연구 사업 1단계를 완료하고 현재 2단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CBDC란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화폐가 아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를 뜻한다.
한은은 지난해 말 CBCD 모의실험 1단계를 마쳤다. 1단계는 가상 환경(클라우드)에서 CBDC 제조에서 발행·유통·대금 결제까지 CBCD의 기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한은은 1단계 사업에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CBDC 기본 업무에 필요한 정보통신(IT) 시스템을 구현했다. 한은은 중앙은행이 제조·발행하고 참가기관이 이용자에게 유통하는 혼합형 CBDC 운영방식으로 구축했다.
2단계 사업에서 한은은 인터넷 통신망이 단절된 상태에서 송금 및 대금 결제(오프라인 결제), 디지털 자산 거래, 국가 간 송금 등 CBDC 추가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CBDC 송금인과 수취인의 모바일 기기, IC 카드 등 전산 기기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해당 기기에 탑재된 자체 통신 기능을 통해 거래가 가능하도록 구현하겠다"며 "통신사 장애, 재해 등으로 민간의 지급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물 화폐와 함께 백업 지급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타 분산원장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예술품, 저작권 등을 CBDC로 거래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지원한다. 이종 분산원장과 연계해 토큰화된 자산의 소유권과 대금의 동시결제에 CBDC를 활용할 계획이다.
국가 간 송금도 구현한다. 타 국가의 CBDC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국가 간 송금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프로토타입을 개발한다. 각국 중개 기관 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양국의 CBDC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환을 송금한다.
한은은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분산원장 처리성능 확장기술 등 새로운 IT 기술의 CBDC 적용 가능성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CBDC 거래 처리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이용자의 주요 민감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활용 방안을 점검한다. 거래 정보에 대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해당 거래에 대한 정당성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또 CBDC가 다양한 지급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성능이 확보되도록 분산원장 처리성능 확장기술의 적용 가능성도 점검한다.
다만 실제 환경에서도 동일한 기능 구현이 가능한지는 이번 사업과는 별개로 추가적 실험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CBDC 실제 발행이 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보안성, 확장성, 상호운용성 등의 측면에서 충분한 테스트와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2단계 사업 종료 후 1단계 사업 결과를 포함해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할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2단계 사업이 종료되는 오는 6월 이후 가상환경에 조성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실제 서비스 환경과 유사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활용성 실험 및 기술 검증을 확대 수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올해 1분기 중 금융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연계 실험 세부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작년 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 1단계를 완료하고 현재 2단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사진은 한국은행 사옥 모습. 사진/한국은행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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