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탄소생산성, 주요국 중 '최하'…"산업 체질 변화 절실"
한국 탄소생산성 88로, OECD 평균 124에 못 미쳐
기후 위기 극복·경제 성장…탄소생산성 제고 중요
"에너지 전환·저탄소 산업화 등 근본적 산업 체질 변화 필요"
2022-01-19 16:47:50 2022-01-19 16:47:5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리나라의 탄소생산성이 주요국보다 낮은 만큼 기후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을 모두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석탄발전, 제조업 등 탄소집약 산업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해 에너지 전환, 저탄소 산업화 등 근본적인 산업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기후변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을 100으로 설정했을 경우 우리나라의 탄소생산성은 88에 불과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4, 유럽연합(EU) 169는 물론 영국 207, 독일 149, 일본 125 등 주요국보다 현저히 낮다.
 
탄소생산성은 대표적인 기후변화 관련 생산성 지표로 탄소 배출량 대비 산출량을 나타낸다. 기존의 성장지표인 노동생산성과 기후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성장지표다.
 
탄소생산성이 높아지면 매출 증가 등 기업가치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성장 지표로 적합하며, 기업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나타내는 지수로도 해석 가능하다.
 
또 규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낮아져 규제 대응 비용으로 인해 경영 성과가 악화할 위험이 줄어들고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 자금조달도 용이하며, 기업 평판 제고를 통해 매출 증대도 가능하다. 
 
한은은 세계 경제가 기후 위기 극복과 경제 성장이라는 두 가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탄소생산성 제고가 더욱 가속화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맥킨지(McKinsey) 분석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생산성은 연간 5.6%(경제성장률 3.1%, 탄소 배출 증가율 -2.4%) 증가해야 한다. 이는 산업혁명기(1830~1955년) 미국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의 3배 속도로 매년 증대돼야 하는 것을 뜻한다.
 
한은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고온, 재난 발생, 생태계 변화 등으로 생산성 저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후변화에서 파생되는 리스크는 기업 및 산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줌으로써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과 장기 성장경로에도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기후변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억제하고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을 고려한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 수립, 지속적인 기후변화 리스크 평가 및 관리, 일관성 있는 정책 설계 및 운용 등을 통해 불확실성을 낮춤으로써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완충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구조 전환 시 높은 불확실성과 대규모 초기 투자 비용 등으로 민간의 위험 감수 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므로, 혁신 생태계 조성과 연구개발 투자 육성에 있어 정부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며 "국내의 경우 석탄발전, 제조업 등 탄소집약 산업 비중이 높으므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을 통한 에너지 전환과 저탄소 산업화 등 근본적인 산업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기후변화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을 100으로 설정했을 경우 우리나라의 탄소생산성은 88에 불과했다. 사진은 지난달 26일 서울 시내 한 화력발전소 굴뚝에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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