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부터 민간 '곰 사육' 금지…"정부 관리로 보호한다"
2025년까지 곰 보호시설 설치…정부 주도 관리
2022-01-26 16:02:59 2022-01-26 16:02:5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 국내 곰 사육을 금지한다. 이를 위해 관련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남은 사육곰은 보호시설로 이송해 정부가 직접 관리한다.
 
환경부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곰 사육 종식 선언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식에는 사육곰협회, 동물자유연대·동물권행동 카라·곰보금자리프로젝트·녹색연합 등 4개 시민단체, 구례군, 서천군이 참여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오는 2026년 1월1일부터 곰 사육이 전면 금지된다. 환경부, 구례군, 서천군은 2025년까지 곰 보호시설을 설치하고 관리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해 정부가 관리한다.
 
농가는 곰을 보호시설로 옮길 때까지만 관리한다. 시민단체는 후원·모금을 통해 곰을 보호시설로 이송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사육곰은 지난 1981부터 농가 수입 증대 목적으로 수입됐지만 곰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1985년 7월 수입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웅담 채취를 위한 사적 이용, 열악한 사육 환경과 학대 방치, 불법 증식, 곰 탈출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제 동물보호단체는 우리나라를 멸종위기 동식물 비보호국으로 선정하고 국제사회에 경제제재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간 정부는 사육곰 중성화 조치, 용도변경 한정, 불법 증식 처벌 강화, 새끼곰 보호·관리 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사유재산인 사육곰에 개입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는 있었다. 지난해 기준 농가 24곳에서 360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8월부터 농가, 시민사회,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곰 사육 종식 방안을 논의한 끝에 12월 종식에 합의했다.
 
이날 앞서 열린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는 '곰 사육 종식 이행계획'이 확정됐다. 이행계획을 보면 환경부는 국회와 협의해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
 
또 사육곰 웅담 채취도 금지된다. 농가에서의 전시·관람용 곰을 불법 이용하는 행위도 차단한다. 상습적으로 불법 증식한 경우 가중처벌하고 불법 증식에 사용된 개체를 몰수하는 규정을 마련한다. 전시·관람용으로 사용하지 않거나 불법 증식된 곰은 중성화 조치를 강제한다.
 
아울러 농가에서 곰이 탈출해 발생한 사고 수습과 피해 복구에 필요한 배상 근거도 마련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사육곰 민관협의체를 통해 종식 계획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기관별 협력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곰 사육 종식 선언은 정부, 농가, 시민사회가 함께 40년간 묵은 사회 문제를 해결한 사례라 더욱 의미가 크다"며 "이번 선언이 종식의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정부는 농가, 시민사회와 지속 협력해 이행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곰 사육 금지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오는 2026년부터 국내 곰 사육을 금지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시의 한 곰사육농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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