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대응체계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자가검사키트로 전환된 가운데 4개 지방자지단체에서 4분의 1이 가짜 양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증상 발현 이틀 뒤부터 여러 차례 검사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3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부터 보건소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새로운 검사 체계가 적용돼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한 신속항원검사를 받게 된다. 이와 함께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동네 병의원에서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실시된다.
검사 체계가 바뀌면서 PCR 검사를 받는 대상자는 △역학적 연관성 △의사 소견 △60세 이상 고령층 △자가검사키트 또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 종사자로 좁혀진다.
자가검사키트는 스스로 검체를 채취해 약 15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약 하루를 기다려야 하는 PCR보다 빠르게 확진 여부를 알 수 있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체계 핵심으로 떠올랐다. 단, 정확도만 놓고 보면 PCR보다 떨어질 수 있다.
진단제품의 정확도는 양성을 잡아내는 민감도와 음성을 가려내는 특이도로 나눠 평가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자가검사키트의 경우 민감도 90%, 특이도 99% 이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임상 자료와 개인 사용 적합성 평가 자료를 제출받아 심사한다.
전문가용 키트 심사 기준은 민감도 80%, 특이도 95% 이상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의사의 임상 소견 없이 판독해야 하는 자가검사키트 특성을 고려해 민감도와 특이도 기준이 전문가용보다 높게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 시행 첫날인 3일 오전 울산 중구 종합운동장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에서 허가받은 자가검사키트는 식약처 기준을 충족해 허가를 받았다. 다만, 실제 사용을 통해 확인된 결과에선 임상과 다른 양상도 나타났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6~31일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지자체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한 신속항원검사 8만4000건 중 687건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양성 결과 687건을 PCR로 재차 확인한 결과 76.1%인 523건만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으로 나온 이들의 4분의 1이 '가짜 양성'인 셈이다.
이 밖에 대한의학회지에 실린 서울대병원 연구팀 연구 결과 신속항원검사 특이도는 100%를 보였지만 민감도는 17.5%로 낮았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의료인이 시행했을 때 50% 미만, 자가 검사 시 20% 미만으로 낮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검체 채취 위치와 숙련도 때문에 자가검사키트와 전문가용 제품의 민감도 차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인은 면봉을 코에만 넣는 반면 의료진은 PCR 검사처럼 깊이 집어넣어 안쪽에 있는 바이러스를 채취해 민감도가 조금 더 잘 나온다"라며 "키트가 다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시행 첫날인 3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8구역 공영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검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역사회 유병율에 따라 검사 결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병율이 낮을 때는 위양성율이 올라가지만 지금처럼 유병율이 높고 확진자가 대거 나올 때는 위양성이 떨어진다"라며 "지역사회 유병율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가검사키트로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반복 검사와 키트 사용 시기가 관건으로 꼽힌다.
천은미 교수는 "항원 검사는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최소 두 번은 하는 게 기본"이라며 "증상이 나타난 날 양성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이틀 이내에 한 번 더 해야 양성이 잘 나온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